逆은 아직 이르러오지 않았을 때 미리 맞이함이다. 詐는 欺瞞(기만)이다. 逆詐는 곧, 남이 나를 속이지도 않거늘 저자가 나를 속이는 것이 아닐까 지레짐작함을 말한다. 億은 臆과 같다. 不信은 남이 나를 믿지 않고 의심함이다. 億不信은 즉, 남이 나를 의심하여 믿지 않는다고 지레짐작함을 말한다. 抑은 위의 문장을 한번 눌러 의미를 一轉(일전)시키는 접속사다. 先覺은 상대의 진위를 직각적으로 헤아려 기만당하지 않음을 말한다. 미리 깨친 사람을 先覺이라 부르는 것과 다르다.
일의 幾微(기미)를 類推(유추)하고 料量(요량)하는 자세는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남이 나를 해치고 나를 의심하지 않나 지레짐작하는 逆臆(역억)은 스스로를 병들게 할 뿐이다. ‘주역’에 보면, 의심이 있으면 귀신이 수레에 가득 보인다고 했다. ‘열자’도 疑心이 많으면 여러 망상이 보인다는 뜻에서 疑心暗鬼(의심암귀)라는 말을 했다. 지금, 불신의 풍조가 우리 하늘을 뒤덮고 있다. 이를 어쩌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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