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黨원로 인사청탁에 청렴이미지 깨질라”
홍콩 시사월간 징(鏡)보 최신호는 복수의 중국 공산당 내부 인사들의 말을 인용해 시 부주석이 올해 9월 중앙군사위 부주석에 임명되지 않은 뒷이야기를 소개했다. 중국 전문가들은 당초 그가 9월 중순 열린 공산당 제17기 중앙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17기 4중전회)에서 중앙군사위 부주석에 임명될 것으로 예상했었다. 당시 4중전회에는 그를 중앙군사위 부주석으로 추천하는 일정이 예정돼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 일정은 대회 직전에 돌연 취소됐다. 이유는 다름 아닌 시 부주석이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에게 편지를 써 이 안건을 제외해 달라고 요청했기 때문이라고 이 잡지는 전했다.
그는 편지에서 “신장위구르 우루무치 사건 등에서 보듯 정세가 엄중한 상황에서 군 체계를 바꾸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며 “이번 대회에서는 당 건설 문제를 집중 토론하는 의제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시 부주석은 당 중앙서기처 서기로 4중전회 준비를 책임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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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시 부주석의 결단이 영원히 부주석 자리를 맡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라는 게 이 잡지의 분석이다. 이번에 고사한 것은 사실은 당 원로들의 인사 청탁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이미 2012년 제18차 당 대회에서 차기 지도부가 꾸려지기 전에 자식들에게 한자리를 주려는 원로들의 인사 청탁이 쇄도한다고 이 잡지는 공산당 내부 인사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태자당(太子당·혁명원로와 고위관리의 후손) 핵심인 시 부주석이 중앙군사위 부주석까지 맡으면 군 쪽에서도 인사 청탁이 쇄도할 우려가 있다. 청렴하고 민주적인 데다 후덕한 이미지인 그에게 득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소리다. 이 잡지는 지금이 아니더라도 향후 1, 2년 뒤에 중앙군사위 부주석을 맡아도 될 만큼 시 부주석의 당내 기반이 안정적이라고 전했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