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시즌 첫 출전…블로킹 등 16득점
29일 오후 천안 유관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09-2010V리그 현대캐피탈과 삼성화재의 경기에서 삼성 이형두가 현대캐피탈 수비벽을 두고 공격을 하고 있다. 천안ㅣ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29일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09∼2010 프로배구 V리그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의 리턴매치. 두 팀은 라이벌답게 경기 초반부터 불꽃이 튀는 승부를 펼쳤다. 누구랄 것도 없이 몸을 날려 볼을 받아냈고, 세트마다 팽팽한 접전을 벌였다. 하지만 승리는 강한 정신력을 발휘한 삼성화재의 것이었다.
삼성화재는 이날 현대캐피탈을 세트스코어 3-1로 누르고 6연승 행진을 달렸다. 현대캐피탈과는 이번 시즌 2전 전승. 그 중심에는 레프트 이형두(29)가 있었다.
두 팀은 시즌을 시작하면서 부상선수로 골머리를 앓았다. 특히 삼성화재는 부상으로 3명이 빠진 상태에서 시즌을 치르고 있다. 이날도 종아리 근육통을 호소하는 석진욱을 보조 리베로로 엔트리를 조정했다. 대신 이형두를 스타팅멤버로 기용했다.
이형두에게 이날 활약이 더 뜻 깊은 건 7월 ‘은퇴선언’을 했다가 번복하는 해프닝을 겪으며 코트에 있는 기쁨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는 성적 부진을 이유로 6월 말 신 감독에게 은퇴 의사를 밝혔지만 곧 번복했다. “숙소 밖에 나가 있었더니 괴로움 밖에 없었다”는 게 그 이유. 자신의 본분을 깨닫고 다시 코트에 돌아왔지만 그에게는 출전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이날 경기에서 드디어 찬스를 잡았지만 신 감독에게 ‘오늘이 라운드 첫 평가를 받는 날이다. 너에게 매우 중요한 경기’라고 엄포를 들어야했다.
이형두는 모든 심적 부담감을 이겨냈다. 신 감독에게도 결국 ‘80점’이라는 합격점을 받았다. 그는 “일단 못 해도 교체되지 않을 거라는 생각 때문이지 긴장이 되지 않았다”며 “앞으로도 하던 대로만 하겠다”며 각오를 밝혔다.
한편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린 경기는 LIG손해보험이 대한항공을 세트스코어 3-1로 누르고 2라운드 첫 승을 올렸다.
천안|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