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청계천변 세계 등(燈)축제 매년 개최 움직임
경남 진주시 남강과 진주성 일원에서 매년 가을 열리는 ‘진주남강유등축제’ 2008년 행사 모습. 사진 제공 진주시
“구성 모방-개최시기도 비슷
관광객 다 뺏어간다” 반발
서울시
“내년 이후 정례화는 미정
대부분 초청… 모방 아니다”
서울시가 올해 처음 청계천 일원에서 연 ‘세계 등(燈)축제’를 매년 개최할 움직임을 보이자 경남 진주시와 지역 예술인들이 반발하고 있다. 2002년 시작해 최근 4년 연속 문화체육관광부 지정 최우수축제로 지정된 ‘진주남강유등축제’를 많이 모방했을 뿐 아니라 개최 시기가 비슷해 관람객을 빼앗길 수도 있을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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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청계천 일원에서 올해 처음 개최한 ‘세계 등축제’. 사진 제공 서울시
진주시 한순기 문화관광과장은 “남강유등축제는 임진왜란 당시 진주성에서 성 밖 가족들에게 안부를 묻거나 신호용으로 남강에 띄운 유등을 2002년 특화했고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원하는 고유 축제”라며 “이를 다른 지역에서 개최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진주문화예술재단 관계자도 “남강유등축제는 일본 등 외국에도 널리 알려져 있다”며 “서울에서 등축제를 매년 개최한다면 진주 축제를 빼앗아가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지적했다. 진주문화예술재단은 ‘유등(流燈)’에 대해서는 상표등록을 해 두었다.
서울시 관광진흥담당관실 관계자는 “내년에는 등축제를 개최하지만 시기와 장소는 확정되지 않았으며, 정례화 여부도 미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일부 비슷한 내용은 있지만 세계 등축제는 예산 절감을 위해 대부분 국내외 초청 등을 사용했다”며 “자체 제작한 것은 몇 개뿐이어서 모방이라는 진주시 주장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또 “개최 시기를 달리하고 차별화하면서 상생하는 방안을 찾으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청계광장∼삼일교 구간의 청계천에서 열린 세계 등축제에는 12일 동안 51만8000명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