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참한 사고현장 일본인 관광객 7명 등 총 11명의 사망자를 낸 부산 실내 실탄사격장 화재사고 현장이 사고 후 나흘이 지난 18일 처음으로 언론에 공개됐다. 감식작업을 벌인 경찰 과학수사팀 관계자가 시커멓게 그을린 2층 출입문 부근을 가리키고 있다. 부산=사진공동취재단
출입문 열자 산소 유입되며 폭발해 번져” 추정
부산 실내 실탄사격장 화재 참사가 ‘백 드래프트(backdraft·역류)’에 따른 화재일 가능성이 커졌다. 경찰의 현장조사 결과와 이번 화재의 유일한 생존 증언자인 일본인 관광객 가사하라 마사루(笠原勝·37) 씨의 진술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화재 수사본부는 18일 “당초 추정한 출입구 옆 소파가 아니라 사격대 주변에서 폭발성 화재가 발생한 뒤 강한 압력이 바깥쪽으로 작용했다”고 발표했다. 가사하라 씨는 17일 검찰 조사에서 “휴게실에서 쉬고 있는데 사격대 주변에서 갑자기 ‘펑’ 하는 소리가 나 본능적으로 출입구 쪽으로 뛰었는데 등 뒤로 뜨거운 바람과 화염이 덮쳤다”고 진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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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전기 누전으로도 폭발음이 들릴 수 있다는 전문가 의견에 따라 내부 전기배선도 확인하고 있다. 현장에 휘발유 통이나 잔류화약가루가 담긴 진공청소기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여러 정황으로 볼 때 방화일 가능성은 낮은 것 같다고 경찰은 전했다.
일본인 시신 오늘 日 운구
가이드 사망… 총 11명으로
한편 18일 새벽 부산 하나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관광가이드 문민자 씨(66·여)가 숨져 희생자는 11명(일본인 7명, 한국인 4명)으로 늘어났다. 일본인 희생자 7명의 시신은 19일 오후 5시 50분 항공기 편으로 김해공항에서 일본 후쿠오카 공항으로 운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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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백 드래프트:
불이 났을 때 연소에 필요한 산소가 없어 처음엔 훈소상태(燻燒狀態·불꽃이 보이지 않고 타들어가는 상태)를 유지하다가 외부에서 산소가 유입되는 순간 폭발하듯이 불이 확 번지는 현상. 폭발로 압력이 커져 이 압력이 뜨거운 바람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영화 ‘분노의 역류’로 일반에 널리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