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도 미국 소비 부진으로 저물가, 저성장이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아직 남아 있다. 그러나 2010년에는 디플레이션뿐만 아니라 스태그플레이션의 위험도 크다. 디플레이션을 막기 위한 과도한 정책의 후유증이 염려되고 각국 중앙은행의 선제적 금리인상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2003∼2007년에는 낮은 금리 아래서 신흥(이머징) 국가를 중심으로 한 고성장이 이어지면서 상품가격이 급등했다. 최근 진행되는 상품가격의 상승은 유동성 효과가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 미국과 선진국의 초저금리 국면이 이어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달러가치 하락에 대한 기대가 상품가격 상승을 부채질하는 것이다. 따라서 미국의 출구전략이 가시화되기 전까지 유동성 효과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유동성이 유지될 것이라는 기대감은 위험자산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한편 달러 약세의 가속화로 이어져 상품가격 상승이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결과적으로 미국의 경기회복을 확고하게 하기 위해 저금리 정책을 오랫동안 유지한다고 해도 비용변수들이 상승해 경기회복이 위협받는 상황이 나타날 수도 있다.
한국처럼 원자재 의존도가 높은 국가는 상품가격 상승에 따른 경제적 부담이 불가피하다. 해외 수요가 부진한 가운데 상품가격이 상승한다면 더더욱 부정적이다. 한편 달러 약세 심화는 원화 강세로 이어진다는 점을 감안할 때 미국의 출구전략 지연은 한국 경제에는 유리할 게 없다.
고유선 대우증권 경제금융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