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단속건수 5959건
외국인 무면허 적발 건수가 크게 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자동차와 오토바이 등 차량 무면허 외국인 단속 건수는 2005년 1421건에서 2008년 5959건으로 4배로 늘었다. 올해 9월까지 단속 건수도 4051건에 달한다. 전체 무면허 단속 가운데 외국인 단속 건수 비율도 꾸준히 증가해 2005년 1.2%에서 지난해에는 3.1%, 올해는 9월까지 3.7%에 이른다.
적발된 외국인들 가운데 상당수가 동남아 출신 외국인 노동자들이었다. 합법적으로 면허를 딸 수 없어 부득이하게 무면허로 차량을 몰아야 하는 불법체류자도 있지만 합법적인 체류자도 많았다. 영등포경찰서 교통조사계 관계자는 “위반자들이 대부분 ‘면허 딸 시간과 여력은 안 되는데 일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변명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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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경찰은 간단한 시험을 거쳐 해당국가 면허를 국내 면허로 전환하는 방법도 있고 영어나 본인의 언어로 필기시험을 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청 교통기획담당관실 관계자는 “경찰청 외사계에서 외국인을 위한 운전면허교실을 운영하고 있다”며 “경기 안산시 등 외국인 밀집지역에 홍보를 하고 있지만 참여 인원이 많지 않다”고 전했다. 서울 혜화경찰서 교통조사계 담당경찰은 “단속된 어떤 외국인 교수는 ‘자동차 면허만 있으면 어떤 오토바이도 몰 수 있는 줄 알았다’고 하던데 운전면허교육만 제대로 받았다면 걸리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가 주변에서 면허 없이 50cc 미만 전동기를 몰다가 적발되는 교환학생들도 “이런 것도 면허가 있는 줄 몰랐다”며 당황한다고 단속 경찰들은 전했다.
현재 운전면허 필기시험은 영어 중국어 일본어 태국어 베트남어 인도네시아어 등 6개 국어를 지원하고 있지만 응시자는 많지 않다. 2006년부터 2008년까지 응시자는 2648명에서 6036명으로 2.3배로 늘었다.
경찰청은 “외국인 운전면허교육의 참여율을 높이고 면허취득 절차를 간소화할 필요가 있다”며 “외국인 고용업체에서도 이들이 면허를 쉽게 딸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