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활명장’ 정승화 씨(왼쪽)가 자활공동체 직원들과 함께 전기 청소기를 시운전하고 있다. 사진 제공 경기남양주지역자활센터
자활공동체인 ‘일과 나눔’의 정승화 대표(54)는 요즘 “일이 바빠서 발에 불이 날 정도”라고 했다. 직원 6명의 ‘일과 나눔’은 청소부터 간병, 집수리, 영농까지 다양한 자활사업을 한데 모은 작지만 알찬 회사다. 정 대표는 자식 같은 회사의 사회적 기업 인증을 위해 6개월 동안 이틀에 두 번씩 회의를 했다. 장애인 고용창출 등 사회적 역할을 수행하는 사회적 기업으로 지정되면 정부 보조금과 각종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최근 사회적 기업 인증을 위한 회의는 밤이 새도록 이어지곤 했다. 요즘은 일에 빠져 살지만 한때는 그도 직업을 잃었던 적이 있다.
10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보건복지가족부 주최로 열린 자활나눔 축제에서 자활명장이 된 정승화 김공순 김인철 씨(왼쪽부터)가 표창장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김재명 기자
성실함을 인정받아 2004년 9월에는 사업단의 현장책임자로 고속 승진을 하더니 2005년에 결국 일을 냈다. 자활공동체 ‘함께 일하는 세상’의 남양주 지부를 세워 사장이 된 것. 직원은 함께 자활센터에서 일하던 동료 6명이 전부였지만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라면 부족할 게 없었다. 4만2900m² 규모의 대형할인점 이마트 청소 계약도 따냈다. 창립 이후 내내 순이익을 내 이제는 사회적 기업 인증을 앞두고 있다.
꿈에 그리던 ‘사장님’이라는 이름을 얻은 정 대표는 ‘자활명장’이라는 자랑스러운 이름을 또 하나 얻었다. 10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09 자활나눔축제. 보건복지가족부가 주최하고 재단법인 중앙자활센터가 주관한 이 행사에서는 전재희 복지부 장관이 자활에 성공한 자활명장 3명에게 표창장을 수여했다. 정 대표 외에도 전남 영광에서 간병업체인 ‘늘푸른간병공동체’를 운영하는 김공순 씨(47)도 자활명장이 됐다. 김인철 씨(53)는 조건부수급권자로 홀몸노인을 돕는 배달봉사에서 시작해 지금은 강원 정선에서 재활용센터를 운영하는 자활명장이다. 2002년 11월 설립한 이 회사는 지난해 사회적 기업 인증을 받았다. 14명 직원 중에 장애인이 6명, 나머지는 모두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으로 꾸렸다. 지금은 모두 자립에 성공해 탈수급자가 됐다.
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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