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류센서스’ 통해본 서울 11개지역 철새 예상도
겨울철로 접어들면서 한반도에 둥지를 트는 철새가 늘어나고 있다. 생태경관보전지역인 서울 한강의 밤섬도 철새를 맞을 채비로 분주하다. 밤섬 말고도 서울 도심에서 철새를 관찰할 수 있는 지역은 또 없을까. 서울시가 지난해 내놓은 ‘겨울철 조류 센서스’ 결과를 참고하면 ‘우리 동네’ 근처엔 이번 겨울에 어떤 철새들이 날아올지 예상해볼 수 있다.
○ 우리 동네에는 어떤 철새가 날아들까?
시는 지난해 1월 서울시내 11개 지역을 뽑아 ‘겨울철 조류 센서스’를 실시했다. 시가 조류 전수 조사를 한 것은 당시가 처음. 시 관계자는 “겨울 철새 현황과 도래지 변화를 파악해 과학적이고 효율적인 보호 대책을 수립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류 센서스에 따르면 이들 지역에서는 철새와 텃새를 모두 포함해 74종 1만8796마리의 조류가 관찰됐다.
겨울 철새는 쇠오리가 3351마리로 가장 많았다. 고방오리(2366마리), 흰뺨검둥오리(2081마리), 청둥오리(2034마리)가 그 뒤를 이었다. 이들 조류는 대부분 강서습지생태공원과 중랑천, 탄천 등지에서 주로 관찰됐다. 특히 강서습지생태공원에서는 황조롱이(천연기념물 323호·텃새)와 개리(천연기념물 325호·철새)뿐만 아니라 환경부가 1급 멸종위기 야생동식물로 지정한 가창오리(철새)와 말똥가리(텃새) 등이 발견되기도 했다. 2급으로 지정된 털발말똥가리(철새)와 큰기러기(철새)도 이곳에서 겨울을 나는 것으로 파악됐다.
중랑천 용비교 아래에서는 부부 금실이 좋기로 유명한 원앙(천연기념물 327호·텃새) 27마리가 발견되기도 했다. 강동구 암사·고덕동 생태경관보전지역에서는 흰꼬리수리(천연기념물 243호·철새)가 유일하게 관찰됐다. 시 관계자는 “이 같은 결과를 토대로 내년 조사 때는 조사 대상지를 늘리고, 조류 서식 환경을 체계적으로 관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시가 운영하는 생태정보시스템 홈페이지(ecoinfo.seoul.go.kr)에서는 지역별로 어떤 철새들이 겨울철마다 날아드는지 확인할 수 있다.
○ 환영받지 못하는 새
철새는 시와 시민들이 환영하는 새지만 환영받지 못하는 새도 상당수 있다. 시가 한나라당 이인기 의원실에 국감 자료로 제출한 ‘유해야생동물포획현황’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가장 많이 잡힌 야생동물은 까치(3428마리)였다. 백로(1086마리), 비둘기(303마리)가 그 뒤를 이었다. 시 관계자는 “까치, 비둘기가 전봇대에 둥지를 틀면 정전 사고가 일어나기 때문”이라며 “정당한 사유가 있으면 시 허가 아래 포획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백로는 항공기와의 충돌을 막기 위해 김포공항 인근에서 많이 잡히고 있다는 것이 시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