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수산식품부와 산하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농관원), 환경부 노조는 다음 주 민주노총 및 통합공무원노조 가입 철회를 묻는 조합원 투표를 실시한다. 이들 세 정부기관 노조에 가입한 공무원은 4300여 명으로 통합공무원 노조에 가입한 중앙행정기관 노조원 7200여 명의 절반을 훨씬 넘는다. 세 노조가 탈퇴를 결정하면 다른 공무원 노조에도 파장이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중앙선관위 노조는 사실상 자진해산 절차에 들어갔다. 선관위에서는 노조의 민노총 가입에 대한 여론의 비판이 커지고 정부가 원칙적 대응 의지를 밝히자 대다수 공무원이 노조에서 탈퇴했다. 공정한 선거관리 업무가 생명인 선관위 공무원들이 뒤늦게나마 특정 정파와 밀접한 민노총 가입의 문제점을 직시한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다. 우리 헌법은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인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을 명문화하고 있다. 공무원노조법도 복무상 의무규정 준수와 쟁의행위 및 정치활동 금지를 규정했다. 뚜렷한 정치적 편향성을 지닌 민노총은 공무원 노조의 상급단체로는 어느 모로 보나 적절하지 않다.
손영태 전국공무원노조 위원장은 올해 9월 “공무원 노조는 이명박 정부를 심판하는 힘 있는 통합노조로 거듭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임성규 민노총 위원장은 “이명박 정권의 탄압에 맞선 민주노총의 투쟁을 여러분의 것으로 만들어 달라”며 ‘공무원의 투쟁’을 독려했다. 국민을 성실하게 섬겨야 할 공무원이 국민의 자유로운 선택을 통해 출범한 민주정부에 대해 ‘심판’ 운운하는 것은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대한 도전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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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노총은 그동안 불법폭력행위에 관여한 사례가 적지 않다. 법을 집행하는 공무원들의 노조가 불법 탈법을 수시로 저지르는 단체에 가입하면 법치주의의 근본이 흔들리게 된다. 농식품부와 농관원, 환경부는 물론 모든 공무원 노조는 민노총에서 탈퇴하는 것이 옳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