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9일 취임후 첫 아시아 순방 美 전문가들 쟁점 전망과 분석 북핵해결 비전제시 없이 “비핵화” 원칙론 그칠듯 FTA도 미온적일 가능성
오바마 대통령의 관심은 아무래도 중국 방문에 쏠려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한국 일본은 1박 2일에 그치지만 중국의 경우 3박 4일의 일정에 방문지도 베이징(北京)과 상하이(上海) 등 두 곳이다. 딕 체니 전 부통령의 외교안보정책 담당 보좌관을 지낸 예이츠 선임연구원은 “미국 내에 만연하고 있는 ‘G2 사고’를 반영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특별보좌관을 지낸 리버설 소장은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방중을 계기로 글로벌 이슈에서 지속적이고 건설적인 양국의 협력관계를 만들어 나가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플레이크 소장은 “중국이 중요하지만 동맹국은 엄연히 한국과 일본”이라며 “지역에 긴장이 고조되고 위기가 발생할 경우 미국이 협력할 상대는 동맹국이지 잠재적인 경쟁국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 북핵 문제 해결의 가닥 잡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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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연구기관인 애틀랜틱카운실에서 북한정보 분석을 담당했던 코스텔로 대표는 “오바마 대통령이 분명한 북핵 문제 해결의 비전을 보이고 있지 않으며 적극적인 해결의 의지도 갖고 있지 않은 것 같다”며 “한반도 비핵화 의지의 재확인과 확고한 안보공약 선언 등 기존 원칙을 재확인하는 데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기대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지만 오바마 대통령이 직접 ‘이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만남을 반대하지 않는다’고 밝히는 담대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공고해진 한미관계를 적극 활용해야
김석한 변호사는 미국이 중국과의 경쟁을 가속화하고 있고 일본에 대해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는 현 시점을 한국이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반드시 일본을 대체하자는 것은 아니지만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공고해지고 있는 한미관계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고 역내에서 가장 중요한 우방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린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플레이크 소장은 “새로운 일본정부 수립 이후 한일관계가 더욱 유연해졌고 새로운 협력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이 대통령이 일본의 납북 일본인 문제에 귀를 기울이고 있고 하토야마 총리가 이 대통령의 ‘그랜드 바겐’에 공감을 표한 것은 의미심장한 진전”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 방문을 계기로 한미일 삼각 공조의 틀을 공고히 해야 한다고 했다.
○ “오바마의 분명한 목소리 요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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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이츠 선임연구원은 “이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에게 미국이 의도하는 것이 한미 공동의 북핵 문제 해결방안인지, 베이징과의 협력을 통한 대(對)북한 직접 협상인지 분명히 물어야 할 것이며 한미 FTA 문제도 분명한 생각을 밝혀 달라고 강하게 요구할 필요가 있다”며 “그것이 동맹에 대한 예의”라고 강조했다.
김 변호사는 “현재 워싱턴 정가는 FTA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정치적인 고려 탓에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상황”이라며 “오바마 대통령 역시 자신의 정치적 자산을 인기 없는 FTA 통과에 소진하려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