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와인을 추천할 때마다 사람들은 세 번 놀란다. 가격 대비 놀라운 맛으로, 태생지가 레바논이란 사실에, 그리고 국내에서만 잘 알려지지 않았을 뿐이지 이미 이 와인이 갖고 있는 세계적 위상에. 카베르네 소비뇽, 생소, 카리냥 품종이 해마다 조금씩 비율을 달리하며 섞인다.
英‘더 선’ 독자상품 판매
WSJ-NYT-USA투데이도
인터넷 쇼핑클럽 만들어
이제 와인은 구독자 감소, 광고 수입 하락으로 재정적 어려움에 처한 미국과 영국의 언론사들에 희망의 이름이 됐다. 지난달 말 영국의 타블로이드지 더 선은 유통 부문 2위 업체인 ‘아즈다’와 손잡고 새로운 와인을 선보였다. 이들은 자신의 존재를 ‘태양의 와인(Vin du Soleil)’이란 이름에서뿐 아니라 신문 지면을 디자인적으로 활용한 라벨을 통해서도 확실히 드러내고 있다. 프랑스 남부지방의 이 화이트 와인은 아즈다 점포에서 판매되고 있는데 전체 수량은 10만 병이다. 와인 전문지 ‘디캔터’의 전문 시음가들이 “가격 대비 좋은 와인”이라고 내린 평가는 더 선을 통해 곧장 소비자들에게 전달되었다.
영국의 더 선데이 타임스가 1973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선데이 타임스 와인클럽’은 40만 명의 회원을 자랑하는 와인 통신 판매처다.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아직까지 낯선 러시아, 체코, 몰도바 와인을 비롯해 20여 개국의 와인을 만날 수 있다.
이 클럽은 신문 구독자들을 위해 좋은 와인을 소개해 주겠다는 소박한 취지로 만들어졌지만 이젠 활동 영역을 해외까지 넓힐 정도로 성장했다. 올해 처음 진출한 홍콩에서 이들이 얻은 수익 및 반응은 기대치를 훨씬 웃돌았다. 흥분한 이들은 벌써 중국시장까지 거론할 정도다. 이 모든 활동의 중심에는 클럽의 회장이자 세계적인 와인 저술가 휴 존슨이 있다. 이 클럽의 와인 투어, 와인 잡지 발행, 와인 경연대회 개최와 같은 다양한 이벤트들도 확고한 자리를 잡았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스’가 매년 여는 와인 콤퍼티션도 미국 와인 대회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할 정도다.
김혜주 와인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