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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대구 남구 ‘사랑의 부동산중개’

입력 | 2009-11-03 03:00:00

스티커 부착 업소들, 기초생활보장수급자엔 수수료 안받아




“할머니 수수료는 내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렇게 고마울 수가 있나, 정말 고맙습니다.”

지난달 30일 대구 남구 대명4동의 H공인중개업소 사무실. 기초생활보장수급자인 김모 씨(71·여)가 이 업소 대표 박모 씨(여)의 손을 잡고 연방 “고맙다”는 말을 건넸다. 남편과 사별한 뒤 40여 년을 홀로 지내온 김 할머니는 최근 무릎 관절 수술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살고 있던 집의 크기를 줄이고 보증금 50만 원에 월세 10만 원의 단칸방을 구했다. 박 씨는 “할머니가 부담해야 할 수수료는 5만8000원으로 큰 돈은 아니지만 작은 힘이나마 보탠 것 같아 가슴이 뿌듯하다”고 말했다.

대구 남구가 부동산중개업협회 남구지회와 함께 실시 중인 ‘이웃사랑 중개업소’ 사업이 생활이 어려운 주민들에게 도움이 되고 있다. 이 사업은 기초생활보장수급자들에게 부동산 중개수수료를 전액 면제해 주는 것으로 대구에서 처음 실시되고 있다. 면제 수수료는 전월세 등 부동산 거래가의 0.3∼0.6%. 그동안 15가구가 이를 통해 부동산 중개수수료 225만 원을 면제받았다.

남구지역 중개업소 192곳 중 96%인 184곳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 업소 입구에는 ‘이웃사랑 중개업소’ 스티커가 붙어 있다. 기초생활보장수급자 증명서를 제출하면 누구나 수수료를 면제받을 수 있다. 이 사업에 참여 중인 중개업자인 강모 씨(47)는 “형편이 어려운 분들에게는 부동산 중개수수료도 부담이 된다”라며 “이 사업이 다른 지역으로 퍼져 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