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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 미스터리…퍼거슨 “부상 재발”·허정무 “컨디션 이상무!”

입력 | 2009-11-03 07:00:00

유럽원정 허정무호, 박지성 차출…“퍼거슨! 대표팀 문제 참견하지마”



‘국가나 소속팀이냐. 곤란한 지성씨.’ 허정무 한국축구국가대표팀 감독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퍼거슨 감독이 덴마크, 세르비아와의 친선경기에서 박지성의 대표팀 합류 여부를 놓고 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스포츠동아 DB]


“알렉스 퍼거슨 감독도 대표팀 차출에 간섭할 수 없다!”

중요한 유럽 원정을 앞둔 허정무호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이른 바 ‘캡틴 딜레마’에 빠진 형국이다. 부상에서 회복된 대표팀 주장 박지성(28·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합류를 놓고 대한축구협회와 맨유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묘한 신경전을 벌이는 양상이다.

대표팀 코칭스태프와 협회의 의지는 강력하다. 2일 오전 축구회관 5층 회의실에서 대표팀 원정 25명 명단을 발표한 허정무 감독은 “박지성 본인과 충분히 대화를 나눴다”면서 “코치진이 지속적으로 체크한 결과, 컨디션에도 큰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정상적인 차출에 대한 강경한 의지를 피력했다. 퍼거슨 감독과 조율을 했는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 허 감독은 “(조율은) 하지 않았다. 클럽 입장에선 여러 얘기를 할 수 있으나 가장 중요한 점은 선수 개인의 상태”라며 “현지에서 우리가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이례적으로 허 감독이 ‘캡틴’의 상태를 직접 언급한 것은 퍼거슨 감독이 지난 주 맨체스터 이브닝뉴스 등 현지 미디어와의 인터뷰에서 박지성이 10월 대표팀 차출 중 부상이 재발해 정상적인 출전이 어렵다는 의견을 전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당시 퍼거슨 감독은 “한국 A매치(세네갈전)에 나섰던 박지성이 오른 무릎 부상의 재발로 회복까지 최소 2주 가량은 지켜봐야한다”며 ‘차출 불가’ 방침을 은연 중 시사했다. 이미 협회는 지난 주 해외파가 속한 각 구단에 11월 A매치 차출 공문을 모두 발송한 상태. 이번 소집은 국제축구연맹(FIFA)의 대표 차출 규정에 의거했으므로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각 클럽은 선수들을 풀어줘야 한다. 그러나 퍼거슨 감독이 불만을 표출한 시점과 협회 측 공문이 발송된 시점이 묘하게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귀추가 주목된다. 퍼거슨 감독이 딴죽을 걸 수 있다는 물음에 허 감독은 “클럽 의견 하나하나에 대표팀 전체가 흔들릴 수는 없다”며 “박지성은 현재 정상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그럼에도 대표팀 합류가 어렵다면 오히려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고 못박았다.

협회 입장도 허 감독과 크게 다르지 않다. 협회 관계자는 “(대표팀 차출은) 코칭스태프의 고유 권한”이라고 전제한 뒤 “유럽 내에서 평가전이 열리기 때문에 무리는 없다. 뿐만 아니라 이번 원정은 해외파를 점검하는 최종 기회다. 물론 상황에 따라 예정된 두 경기 중 한 차례만 뛰는 방안 등 다른 배려를 고려할 수도 있으나 어디까지나 대표팀 합류 이후에나 가능한 시나리오”라고 전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