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3사는 올해 가을 개편에서 모두 15개 안팎의 파일럿을 선보였다. 이중 살아남은 프로그램은 3분의 1 수준일 것으로 보인다. SBS ‘신동엽의 300’(사진)은 도전자 2명과 일반 출연자 300명이 나오는 퀴즈 쇼로 파일럿 테스트를 거친 뒤 정규 편성됐다. 하지만 5일, 12일, 19일 시청률이 각각 3.2%, 2.6%, 3.7%(AGB 닐슨미디어리서치)에 머물러 고전하고 있다. 사회적 사건의 뒷얘기를 파헤치는 SBS ‘당신이 궁금한 그 이야기-큐브’도 9일 첫 정규 방송에서 8.3%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달 14일 파일럿 방송(시청률 9.3%)보다 낮았다.
KBS는 추석특집으로 선보였던 ‘서바이벌 한식왕’을 ‘도전 디미방’으로 바꿔 정규 편성했다. 한식의 세계화를 주제로 외국인들의 한식 체험기를 담은 이 프로는 22일 시청률 4.2%를 보였다. 6년 만에 부활해 파일럿에서 12.1%의 시청률을 올린 ‘출발드림팀2-그린 팀이 간다’는 25일 첫 정규 방송에서 시청률 8.3%를 기록했다.
심상대 SBS 편성기획팀장은 “파일럿 방송은 시청자 반응을 확인한 뒤 편성을 확정지을 수 있어 위험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이 때문에 새 프로는 대부분 파일럿 단계를 거친다”고 말했다. 이보영 MBC 편성기획부장은 “파일럿은 ‘특집’이란 성격을 띠기 때문에 정규 편성 뒤에는 시청률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시청률이 낮아도 성장 가능성이 엿보이는 프로그램은 정규 편성 여부 결정 때 더 점수를 받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