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성화로 틈새시장 겨냥류머티즘-당뇨-뇌 등 전문 클리닉의료진-첨단장비 명성… 환자 몰려
한림대성심병원 척추센터팀이 목디스크 환자에게 디스크 수술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한림대 의대
국내 병원들 사이에 특성화라는 개념이 거의 자리를 잡지 못했던 1980년대 후반에 한양대병원은 일찌감치 류마티스센터를 개원했다. 지금은 국내를 넘어 아시아에서 류머티즘 치료 전문 병원으로 자리를 잡았다.
류머티즘 질환은 사망률이 높지 않을 뿐만 아니라 환자 상당수가 생산활동에 종사하지 않는 ‘여성의 병’이어서 사회 전체뿐 아니라 의학계 내에서도 소외된 분야였다. 한양대병원은 당시 미개척 분야인 데다 똑 부러지는 치료법이 없어 고생하는 환자가 많았던 것에 눈길을 뒀다. 향후 고령화사회에 류머티즘 질환이 급속히 증가할 것이라는 판단하에 1989년 국내 최초로 류마티스센터를 열었다. 1998년 류머티즘 전문병원인 ‘한양대병원 류마티스병원’을 개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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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환자 증가
2007년 강북삼성병원은 당뇨전문센터를 설립했다. 대부분 병원이 암센터 설립에 집중하는 추세에서 조금 색다른 선택을 한 것. 암도 중증질환이지만 당뇨병은 궁극적으로 뇌중풍(뇌졸중), 심근경색 같은 치명적인 질환으로 진행하는 잠재성 중증질환이라는 판단에서 당뇨전문센터를 열었다. 암보다 당뇨병 환자가 월등히 많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었다. 지역적으로 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병원의 중간에 위치해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
당뇨전문센터에는 현재 전문의 11명, 전담 간호사, 영양사, 운동처방사 등 40여 명의 의료진이 있다. 2006년 4만 명이었던 외래 환자는 2008년 7만 명으로 늘었고 입원 환자는 3500명에서 6500명으로 증가했다.
이화의료원은 여성 전문 진료 쪽으로 특성화를 시도하고 있다. 올 3월 여성을 대상으로 진료하는 이대여성암전문병원과 여성만 검진하는 여성건진센터, 여성암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이대여성암연구소를 개원했다. 여성 암 진료, 검진, 연구 분야의 시너지 효과를 높여 다른 병원보다 여성 암 분야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다. 올해 3∼9월 외래환자는 월평균 34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1%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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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양대 의대 김안과병원은 2008년 8월 그동안 치료가 힘들고 전문가가 부족해 어려움을 겪던 망막질환만을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망막병원을 열었다. 망막질환은 성인병 증가와 서구식 생활습관으로 1999년 4만4595명에서 2008년 9만3324명으로 2배 가까이 환자가 늘었다.
한림대의료원도 산하 5개 병원을 각각 특성화하고 있다. 한림대성심병원은 척추센터(목질환), 한강성심병원은 소화기병센터, 강남성심병원은 여성전문센터, 춘천성심병원 혈관질환, 강동성심병원 두경부암센터로 집중 육성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가천의대 길병원은 최근 뇌 분야에만 700억 원을 투자해 의료계를 놀라게 했다. 6월에는 세계 처음으로 뇌 전문 검진 및 치료센터인 가천뇌건강센터를 개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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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