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띠 율동… 빔 프로젝터…‘학생 모시기’ 유세장 뺨친다“他학교군 정보 안보인다”일부 학부모들 아쉬움
24일 서울 용산구 이촌동 용강중학교에서 2010학년도 고교선택제를 앞두고 서울 중부 교육청 내 학교들이 학부모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교설명회를 열었다. 김동주 기자
24일 서울 중부교육청의 일반계 고등학교 합동설명회가 열린 용산구 이촌동 용강중학교. 정문에 들어서자 모교 홍보를 위해 ‘놀토’도 반납하고 나온 장충고 학생들이 우렁찬 목소리로 학부모들에게 인사했다. 교복 차림에 학교 이름이 적힌 어깨띠를 두른 채 모교 홍보 책자를 나눠주는 모습이 국회의원 선거 유세장을 연상케 했다.
이날 설명회는 서울에서 2010학년도 후기 일반계고 입시부터 실시되는 고교 선택제를 앞두고 중학교 3학년생과 학부모들에게 고교 입학전형과 지역 고등학교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서울시교육청이 지역교육청별로 열고 있는 행사다. 같은 시간 강동교육청도 오주중(송파구 미금동)에서 설명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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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고 양헌준 교사는 “고교 선택제가 시행되면서 학생이나 학부모의 선택을 받지 못하면 도태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참가 학교들의 홍보부스에서 묻어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설명회에 온 학부모의 반응은 엇갈렸다. “여러 학교의 정보를 한눈에 비교해 볼 수 있어 지원 학교 결정에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지역교육청이 주최한 행사라서 그런지 다른 학교군 지원 기회를 안내하기보다는 관내 고등학교 지원을 유도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 같은 인상을 받았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중학교 3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 김모 씨(48·여·서울 용산구 이촌동)는 “자기 학교로의 지원을 늘리려고 저마다의 장점을 홍보하는 것을 나쁘게 볼 수는 없지만 지원자가 미달되는 사태를 면하고 보자는 생각이 더 큰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우정열 기자 passion@donga.com
▲동아일보 김동주기자고교 선택제
중학교 3학년생이 서울지역의 일반계 고교를 지원할 때 거주지 학군만이 아닌 다른 학군의 고교를 일정한 범위 안에서 지원할 수 있게 한 제도. 먼저 서울 전 지역의 고교 가운데 원하는 학교 두 곳을 골라 지원하면 추첨으로 정원의 20%를 배정한다. 1단계에서 배정을 못 받으면 거주지 학군 내의 2개 학교를 선택해 지원할 수 있고 정원의 40%를 배정한다. 여기서도 배정을 받지 못하면 거주지 학군과 인근학군을 합친 통합학교군의 학교에 통학거리 등을 고려해 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