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니파지역서 자살 폭탄테러깵 軍간부등 31명 사망
이란 동남부 수니파 무슬림 지역에서 18일 자살폭탄테러가 발생해 이란 혁명수비대 고위 간부 5명을 포함해 31명이 숨졌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혁명수비대 간부들이 이란과 파키스탄 접경지역인 시스탄발루치스탄 주 피신에서 부족대표들을 접견하던 중 회의장 입구에서 테러범 1명이 자신의 허리에 두른 폭탄을 터뜨렸다는 것. 이 테러로 누르알리 슈시타리 혁명수비대 육군 부사령관, 혁명수비대 시스탄발루치스탄 주 사령관 등 고위 간부 5명과 부족대표, 민간인 등 26명이 사망했다. 혁명수비대를 상대로 한 테러로는 최근 몇 년 사이 최대 규모다. 혁명수비대는 육해공군 병력 12만5000명과 예하에 300만 바시즈 민병대를 거느리고 있는 최정예 엘리트 군사조직이자 권력의 핵심기관이다.
혁명수비대가 테러의 목표가 된 데 이란 정부는 충격에 휩싸였다. 즉각 “배후에 미국과 서방이 있다”며 비난하고 나섰다.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범죄자들은 반인륜 범죄에 대해 응분의 대가를 치를 것”이라며 보복을 다짐했다고 IRNA통신이 전했다. 알리 라리자니 의회의장도 TV를 통해 “우리는 최근 테러공격이 미국의 행동에 따른 결과로 보고 있다”며 “이란에 대한 미국의 적개심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손을 내밀겠다고 했지만 이번 테러로 그 손을 스스로 태워버리고 말았다”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혁명수비대 측도 “미국과 영국 등 서방이 살육을 자행했다”며 맹공을 퍼부었다. 이에 따라 19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제2차 이란 핵협상을 앞두고 긴장이 조성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