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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 받은 총리 “윈-윈 아이디어 있다”

입력 | 2009-10-17 02:30:00

■ 세종시 ‘3단계 해법’ 이후
靑, 부처이전 규모보다 대안 고민 단계
야권 “李대통령 숨지말고 의지 밝혀야”




정운찬 국무총리가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열린 국가정책조정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16일 청와대가 세종시 해법으로 제시한 ‘총리 대안 제시→여론 수렴→확정’의 3단계 접근방식은 ‘원안 수정’이라는 전제를 깔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올해 안에 세종시 문제를 매듭지어야 한다는 견해다. 청와대가 거듭 “어떤 경우에도 피해가진 않겠다”고 강조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기류를 반영하고 있다.

문제는 어떤 콘텐츠를 선택할 것이냐이다. 올해 초부터 국정기획수석실을 중심으로 세종시 처리방안을 집중 검토해 온 만큼 수많은 경우의 수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게 청와대 측 설명이다. 9부2처2청(기획재정부 교육과학기술부 문화체육관광부 농림수산식품부 지식경제부 보건복지가족부 환경부 노동부 국토해양부, 법제처 국가보훈처, 국세청 소방방재청)의 이전을 전면 백지화할지, 일부만 이전할지가 논의의 초점이라기보다는 세종시에 부처 이전 대신 어떤 대안을 제시할지를 고민하는 단계라는 것이다. 청와대가 여론 향배를 예의 주시하는 것도 정치적 상황과 민심 흐름에 따라 선택지가 달라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청와대는 일단 정운찬 국무총리에게 해법을 찾아보라고 한 상태다. 정 총리는 이날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충청 인사 모임인 ‘백소회(百笑會)’ 조찬모임에서 “한국과 충청도를 위해 ‘윈윈’ 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충청도 여론을 참작해 훌륭한 작품을 만들겠다”면서 “그게 어떤 건지는 모르지만 노력할 테니까 조금 기다려 달라. 빨리 설계도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총리가 먼저 큰 틀을 제시해 여론수렴을 해보고 필요하면 대통령이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시법(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특별법) 개정의 키를 쥐고 있는 한나라당은 ‘원안 고수’를 표명하면서도 법안 수정을 위한 분위기 조성에 나서고 있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최근 정몽준 대표, 정 총리 등과 만나 부처 이전을 논의했다는 일부 보도와 관련해 “(원안 고수라는) 한나라당의 당론을 정 총리에게 확인시켜 주면서 신중을 기할 것을 부탁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 모임은 총리공관 입주를 계기로 열린 상견례 형식이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한나라당 내부에선 법안 개정을 위한 구체적인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홍준표 의원은 이날 자체적으로 여론조사기관에 의뢰한 ARS 조사 결과를 인용하며 “세종시를 일부 행정부처와 인근의 생명과학단지 등과 연계하는 자족기능을 갖춘 과학기술도시로 변경 발전시켜야 한다는 의견(46%)이 원안대로 행정중심도시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의견(38%)보다 높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한나라당 수도권 의원들은 세종시를 ‘녹색성장첨단복합도시’로 변경하는 관련법 개정안을 검토 중이다.

민주당과 자유선진당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민주당 이강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확대간부회의에서 “해당 지역에서는 주민들의 궐기대회가 일어나는 상황인데 이명박 대통령은 과연 어떤 생각인가, 왜 참모들 뒤에 숨어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선진당 이명수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세종시 원안 고수 의지를 확실하게 밝혀서 하루빨리 분란을 종식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고기정 기자 koh@donga.com

정원수 기자 needjung@donga.com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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