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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제53회 국수전…백의 뜻대로 되다

입력 | 2009-10-08 02:57:00


아니나 다를까. 전보 마지막 수인 흑 (△)에 대해 목진석 9단은 응수하지 않고 백 76으로 흑 두 점을 잡았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반발 심리가 발동했다.

백은 흑이 하자는 대로 참고도 백 1에 응수해도 나쁘지 않다. 흑이 우변 백을 끝까지 잡으려고 하면 백 23까지 되치기를 당해 곤란하다. 참고도 백 1로 두는 변화가 백으로선 쉬운데도 목 9단이 백 76을 둔 건 이참에 흑의 추격 의지를 완전히 꺾겠다는 것이다.

백 76으로 잡아놓으면 실리로는 흑이 백을 따라잡을 수 없다. 그렇다면 흑은 77로 뚫어 우상 백을 잡으러 가야 한다. 실전은 참고도보다 더 위험한 것 같은데 목 9단은 스릴을 즐기고 있다. 그는 우상 백이 큰 피해 없이 살아갈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는 것이다.

목 9단의 뜻은 반상에 그대로 이어진다. 흑은 89처럼 백을 계속 추궁하지만 백은 날랜 노루처럼 좀처럼 흑의 포위망 안에 들어가지 않는다. 백 100까지 우상 백을 선수로 살린 목 9단은 백 102로 천금같은 요소마저 차지했다. 흑은 생사가 불안했던 중앙 흑을 우상과 연결했다는 의미 외에는 아무런 소득을 얻지 못했다. 완생하지 못한 백돌이 있다면 중앙 백 6점이 유일한데 형태상 잡힐 돌이 아니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