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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도 다함께]“다문화가정의 노력, 우리는 얼마나 알까요?”

입력 | 2009-09-02 02:58:00


아리랑TV 탐방프로 MC 김한석 씨

‘다문화사회’란 말 자체는 익숙해졌지만 다문화사회를 향한 변화를 피부로 느끼기는 쉽지 않다. 개그맨 김한석 씨(37)도 그랬다. 하지만 그는 3월부터 영어 방송인 아리랑TV의 다문화프로젝트 ‘다!다!다!’(다가정 다문화 다함께)의 진행자로 활동하며 생각이 변했다.

‘다다다’는 결혼이주 여성에 대한 편견을 깨고 그들과 서로 이해하며 소통하자는 취지로 기획된 프로그램. 매주 한 곳의 다문화가정을 찾아가는 탐방 형식으로 꾸민다. 김 씨는 6개월 동안 충남 예산, 전북 전주, 경기 이천, 울산 등의 다문화가정을 찾았고, 필리핀 베트남 우즈베키스탄 러시아 몽골 중국 일본 출신의 다양한 이주 여성을 만났다. “다문화가정이 이렇게 많은 줄 정말 몰랐어요. 한 회, 한 회 촬영이 제겐 정말 낯선 경험이었습니다.”

김 씨의 진행 아래 다문화가정 식구들은 게임도 하고, 부부들은 가슴속에 숨겨뒀던 속 깊은 얘기도 했다. 김 씨는 그들과 함께 울고 웃다가 자연스레 다문화가정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됐다.

“솔직히 많은 사람이 편견을 갖고 다문화가정을 보잖아요. ‘사랑으로 결혼했겠어?’ ‘왜 한국까지 시집왔을까’ 등이죠. 특히 베트남이나 필리핀 등 우리보다 국력이 약한 나라에서 온 여성에 대한 편견은 더 심하죠. 한국인 남편들은 이런 주위의 편견이 가장 힘들다고 얘기합니다.”

그는 “촬영 중간에 서슴없이 뽀뽀를 하고 애정표현을 하고, 또 사랑싸움을 하는 걸 보면 여느 부부와 똑같고 참 행복해 보인다”고 말했다. “그 사랑을 찾기 위해 그들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을까요. 그들에게는 우리가 모르는 시간이 있는데 이에 대한 주위의 이해나 관심이 부족한 것 같아 아쉽습니다.”

김 씨는 다문화가정을 위한 교육, 복지 시설이 부족해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프로그램은 영어 자막이 있는 대신 한국어로 진행해 한국인이 시청하기에도 무리가 없다.

아리랑TV는 현재 188개국 6660만 가구에 방송을 내보내고 있다. 다다다 외에 2004년부터 방영 중인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 교육 프로그램 ‘레츠 스피크 코리안’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연출을 맡은 김선영 PD는 “외국인들이 게임을 통해 자연스럽게 한국어를 익힐 수 있게 유도하고 있다”며 “베트남과 몽골 필리핀 등에서는 이 프로그램의 동호회가 생겼고 대본과 방송 에피소드를 묶어 내놓은 책은 한국어 학습 교재로 인기가 높다”고 전했다.

2005년부터 시작한 ‘핸드 인 핸드’는 한국인들과 함께 살아가는 국내 외국인들의 모습을 전하고 있다. 9월 21일부터는 한국에서 이주여성, 귀화문화예술인, 이주노동자, 유학생 신분으로 살며 자신의 꿈을 키워 가고 있는 사람들의 얘기를 그린 4부작 ‘마이 코리아, 마이 코리안’을 방영한다. 프로그램 제작 외에도 다문화와 관련한 캠페인을 연중 실시하고 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