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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기 어려운 옷? 하버드大 패션 브랜드 사업 시작

입력 | 2009-08-12 16:20:00


세계 최고 대학으로 꼽히는 미 하버드대의 이름을 딴 남성 고급 스포츠의류가 나온다는 소식에 미국 호사가들이 연일 입방아를 찧고 있다.

미 베루스 그룹은 지난주 하버드대와 상표 사용계약을 맺고 '하버드 야드(Harvard Yard·하버드대 캠퍼스를 일컫는 말)'라는 이름의 스포츠의류를 내년 봄부터 팔겠다고 발표했다. 그러자 "제일 돈이 많은 학교가 이제는 상표 장사까지 하느냐"는 조롱 섞인 비판서부터 판매전망 등 갑론을박(甲論乙駁)이 블로그 계에서 벌어졌다. 뉴욕타임스는 11일자에서 "10일 검색사이트인 구글에서 '하버드 야드 의류'라는 말로 검색한 결과 30만 건이 넘을 정도로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 블로그 계의 이름난 독설가인 페레즈 힐튼은 자신의 블로그에 가상의 하버드 야드 제품을 입은 모델이 '하버드대가 패션 라인을 시작했는데, 모든 사람이 어리둥절해 한다'고 소리치는 사진을 실었다. 또 다른 블로그에서는 '내 옷은 하버드대에 다녀요'라는 농담이 올라왔다. 코미디언 지미 팔론은 한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하버드대가 하버드 야드라는 옷을 판다고 합니다. 물론 아버지가 먼저 입지 않는 한 (옷 안으로) 들어가기(get into)가 정말 어려워요"라고 농담을 했다. 아버지가 하버드대 동문이면 입학하기 수월한 것을 비꼰 것이다.

베수스 그룹은 하버드 야드가 1950년대, 1960년대 하버드대에 다니던 남학생들의 옷차림을 연상시키는 복고풍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옷에는 하버드대 로고를 달지 않는 대신 단추 구멍 주위를 하버드대 상징색인 선홍색 실로 바느질하는 등 하버드대 계통을 은근히 드러내는 방식을 쓰기로 했다. 셔츠는 최하 160달러(약 20만원), 바지는 195달러(약 24만원)이며 블레이저코트는 495달러(약 61만원)다.

하바드 야드의 성공 여부에 대해 남성패션 전문지인 GQ 인터넷판의 타일러 토레슨 편집장은 "하버드대는 입학하지 못했을지라도 하버드대생처럼 입고 싶은 사람들을 겨냥한 것 같다"며 "이런 아이디어로는 패션계의 트렌드세터들에게 어필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잡지 '디테일스'의 패션 담당인 마이클 마코는 "하버드대는 미국 문화에서 매우 특별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많은 젊은이들이 입을 특별한 옷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하버드대와 베루스 그룹 간의 계약 액수는 알려지지 않았다. '금융 위기와 불경기로 기부금이 대폭 줄어든 상황을 면하려는 계약'이라는 주변의 시선을 의식한 듯 하버드대는 수익은 학부생 재정 지원에 쓰겠다고 밝혔다.

민동용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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