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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외무성 “클린턴 그 여자…” 막말

입력 | 2009-07-24 03:00:00


“소학교 여학생인지 장마당 할머니인지… 우린 우습게 보고 있다”
ARF회의 의장성명 채택…북핵규탄-北주장 동시반영

태국 푸껫에서 열린 제16차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가 23일 의장성명을 채택하고 폐막했다. 주최국인 태국이 각국의 의견을 수렴해 최종 채택한 의장성명은 북한의 핵실험을 규탄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나 북한의 주장도 반영했다.

의장성명은 한반도 관련 내용을 담은 7항에서 “일부 국가의 장관들은 최근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규탄했다”며 “그들은 유엔의 모든 회원국이 안보리 결의 1874호를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고 강력히 촉구했다”고 밝혔다. 이어 8항은 “북한은 미국 주도로 채택된 안보리 결의 1874호를 인정하지 않고 전면 거부했다. 북한은 ‘최근 악화된 한반도 상황이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의 산물이며 6자회담은 이미 끝났다’고 밝혔다”고 덧붙였다.

이날 북한대표단의 이흥식 외무성 국제기구국장은 기자회견을 열어 “포괄적 패키지는 조지 W 부시 정권에서 나왔던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핵 폐기)를 그대로 옮겨 놓은 것”이라며 “통속적으로 말하면 말도 안 되는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을 제외한 6자회담 참가국 간 ‘5자 협의’에 대해서도 “우리와 상관없고 하든 말든 관계없다. 6자회담은 이미 종말을 고했다”고 말했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별도의 기자회견을 통해 “북측이 엇박자(mismatch)를 내고 있다”고 유감의 뜻을 나타냈다. 그는 또 “북한이 과거 국제회의에서 강경한 발언을 하면 지원이 있었지만 앞으로는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23일 조선중앙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클린턴 장관에 대해 “횡설수설하는 그 여자를 우리는 우습게 보고 있다”며 “때로는 소학교 여학생 같아 보이기도 하고 때로는 장마당에나 다니는 부양받아야 할 할머니 같아 보이기도 한다”고 비난했다. 이에 앞서 클린턴 장관은 20일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을 “관심을 끌려는 꼬마이자 제멋대로인 10대”라고 표현했다.

푸껫=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