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희미한 ‘고려 혼’ 또렷하게!

입력 | 2009-07-23 03:16:00

① 고려 공민왕의 ‘천산대렵도’ 일부② 보물 1286호 ‘수월관음도’③ 박진호 씨가 디지털 복원한 고려왕궁 만월대④ 국보 94호 고려청자 참외모양병 사진 제공 국립중앙박물관 박진호 씨


국립중앙박물관 ‘고려실’ 25일 개관
만월대 디지털 복원물 등 700여점 전시
단절됐던 시대별 전시실 맥 잇게 돼

고려 건국일인 7월 25일,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 고려실이 문을 연다. 국립중앙박물관에 고려실이 생기는 것은 1945년 개관 이후 처음이다. 그동안 통일신라와 발해에서 단절됐던 시대별 전시의 맥을 이어 우리 역사를 통사적으로 살펴볼 수 있도록 전시실을 개편한 것이다.

이에 따라 국립중앙박물관 1층은 구석기 신석기시대부터 고려시대까지 한국사의 흐름을 보여주는 시대별 전시로 바뀌고 2, 3층은 명품 중심의 주제별 전시로 이뤄진다. 중앙박물관은 고려실 신설과 함께 통일신라실, 발해실을 보강했다. 또 8월부터 현재의 역사실을 조선실로 바꾸는 작업에 들어가 조선 건국일인 내년 8월 5일 문을 열 예정이다.

그동안 국립중앙박물관 1층 전시는 구석기 신석기 청동기 철기 고구려 백제 신라 가야 통일신라 발해실까지의 시대순으로 이어지다 조선시대 유물을 모아놓은 역사실로 건너뛰었다. 관람객들은 “고려는 어디 간 거야”라는 궁금증을 갖지 않을 수 없었다. 따라서 이번 고려실 신설은 중앙박물관에서 고려의 공백을 메워 주는 의미가 있다.

고려실은 시대의 흐름과 주제, 인물을 적절히 안배해 3개의 공간으로 구성됐다. 전체적으로 일반 관람객이 고려사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꾸몄다.

고려1실의 주제는 ‘후삼국의 통일과 문벌귀족의 시대’. 고려 왕궁이었던 개성 만월대를 디지털로 복원한 영상물을 한가운데 배치하고 주변으로 다양한 유물을 전시해 놓았다. 후삼국의 격전과 고려의 건국, 국가 기틀 마련, 귀족들이 애용했던 고품격의 청자, 청자의 유통 과정을 보여주는 목간, 지방사회의 핵심이었던 향리 관련 사료 등 왕국으로 발전해 가던 고려 전기의 다양한 모습을 만날 수 있다. 특히 디지털로 복원된 만월대의 웅장한 모습을 통해 고려의 영광을 되새겨 볼 수 있다. 다양한 유물에 나타난 고려인의 얼굴을 한데 모은 코너도 흥미롭다.

고려2실은 ‘대외관계, 무신정권과 고려의 정신문화’로 꾸몄다. 고려의 영토 확장과 대외 교류, 고려인의 정신세계를 보여주는 불교문화 등을 만날 수 있는 공간. 강감찬 장군이 거란족을 물리친 뒤 고려의 평화를 기원한 내용을 새긴 석비의 탁본, 불교의 힘으로 외침을 물리치고자 했던 초조대장경, 고려인의 불심을 보여주는 화려하고 섬세한 고려불화, 고려인의 내세관을 보여주는 경남 거창 둔마리 고분벽화 등. 고려의 국제무역항이던 벽란도 관련 영상물도 좋은 볼거리다.

고려3실은 ‘원의 간섭과 새로운 모색’. 고려 말 영욕의 역사를 보여주는 곳이다. 세계 최고(最古)의 금속활자본인 직지심경(복제품)과 금속활자, 원의 간섭을 물리치고 고려의 재건을 꿈꾸었던 공민왕의 개혁정치, 고려의 자주성을 널리 알린 ‘삼국유사’와 ‘제왕운기’, 고려 말 정치 상황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정도전과 정몽주 관련 유물 등.

중앙박물관의 고려실은 다종다양한 700여 점의 유물을 통해 그동안 소외됐던 고려의 역사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고려청자나 불화 같은 명품을 두드러지지 않게 배치함으로써 중앙박물관 2층의 주제별 전시(자기, 불교미술 회화 금속공예 등)와 충돌하지 않도록 배려한 점이 눈에 띈다. 기념식은 24일 오후 5시 중앙박물관 1층 고려실에서 열린다.

이광표 기자 kplee@donga.com

트랜드뉴스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