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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서 7, 8년째 탈퇴 건의…대다수 조합원들 의견 따른것”

입력 | 2009-07-18 03:00:00


■ KT노조 허진 교육선전실장

KT 노조 허진 교육선전실장(사진)은 17일 민주노총 탈퇴 이유에 대해 “노동 운동의 큰 방향이 시대 상황에 맞게 조합원 중심으로 가지 않으면 힘들어진다”며 “우리 조합원들의 고용을 지킬 수 있는 실용주의가 필요한데 민주노총을 비롯한 기존의 어떤 운동으로도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앞으로 KT 노조의 전체적인 방향에 큰 변화가 있을 것 같은데….

“KT 노조의 정책 방향은 달라질 게 없다. 우리는 투쟁 중심의 사업장이 아니다. 일방적으로 명분을 위한 싸움은 하지 않겠다. 조합원들의 여론에 따라가지 않으면 ‘그들만의 리그’로 끝나게 된다. 조합원들로부터 최대한 신뢰를 회복하는 게 중요하다.”

―이번 민주노총 탈퇴가 이석채 회장과 관계가 있나.

“7, 8년 전부터 민주노총을 탈퇴하자는 의견이 대의원회에서 한 번도 안 빠지고 올라왔다. 이석채 회장이 오기 전이다. 어제오늘 갑자기 생긴 안건이 아니라 수년 전부터 이미 얘기가 돼 온 것이다. KT 노조는 2만8700명의 조합원을 가진 국내 두세 번째 규모의 조직이다. 누구에 의해서 움직이는 노조가 아니다.”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을 것 같다.

“당연하다. 물론 반대하는 사람도 조합원의 일부분이고 반대표도 반대표로서 인정해야 한다. 찬성하는 표가 많이 나왔기에 그 사람들 뜻을 따르는 것이다. 반대표를 매도하진 않겠다. 그러나 반대를 한 사람도 찬성이 많이 나오면 그 뜻에 따라야 한다.”

―KT 노조의 향후 진로는 어떻게 되나.

“어떤 것도 결정되지 않았다. 우리 내부의 체계가 있고 지역 간부들과 상의해서 어떤 방향으로 가는 것이 KT와 KT 노조에 도움이 될 것인가, 고용 안정을 지킬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인가에 대해 여론을 확인해야 한다. 어차피 나중에 상급단체에 가입한다 해도 조합원들의 찬반을 물어야 한다. 지금 당장 어디로 간다고 얘기할 수 없다.”

―민주노총 탈퇴 같은 중요한 사안에 위원장이 전면에 나서지 않는 이유는….

“현재 대의원회를 준비하고 있는 상황에서 위원장의 말은 선거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번 경우는 현장에서 올라온 건의였기 때문에 현장 정서를 그대로 읽기 위해서 위원장이 일절 개입하지 않기로 했다. 위원장은 지금 지방 조직원들을 만나고 있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