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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젤코 왕자병 때문에…”

입력 | 2009-04-25 02:55:00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오른쪽)과 주포 안젤코 추크가 12일 프로배구 챔피언결정전에서 현대캐피탈을 꺾고 V리그 2연패를 이룬 뒤 손을 맞잡은 채 기뻐하고 있다. 그러나 안젤코는 과다한 연봉을 요구하고 있어 다음 시즌 잔류가 불투명하다. 연합뉴스


연봉 4억3000만원 요구

“해외팀으로 떠날 가능성”

“아들처럼 생각했는데 왕자병이 심각해요. 불평 불만이 부쩍 늘어 팀 원들이 눈치를 볼 정도니.”

프로배구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54)은 팀의 주포 안젤코 추크(26)의 거취를 놓고 고심 중이다. 신 감독과 안젤코는 12일 서로를 뜨겁게 안았다. 챔피언결정전에서 현대캐피탈을 꺾고 프로배구 V리그 2연패를 이룬 뒤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안젤코는 2008∼2009 정규리그 득점(895점)과 서브(세트당 0.37개), 후위공격 성공률(59.44%) 1위에 올랐다. 지난 리그 득점(805점)과 오픈공격 성공률(48.37%), 서브(0.386개) 1위 못지않은 성적.

그러나 안젤코는 25, 26일 일본에서 열리는 한일 배구 톱 매치에 불참했다. 오른 어깨와 발가락 부상을 이유로 17일 크로아티아로 출국했다. 그러면서 다음 시즌 연봉을 25만 유로(약 4억3000만 원)를 요구했다. 지난해 연봉(16만 유로·2억7000만 원)의 2배 가까운 인상을 원한 것. 거기에 각종 대회에서 우승하거나 입상하면 1만5000∼2만5000유로를 추가수당으로 달라고 했다.

안젤코는 뛰어난 선수지만 팀워크를 깨면서까지 함께할 생각은 없다는 게 신 감독의 생각이다. 내달 안젤코가 귀국하면 본격적인 연봉 협상을 할 예정이지만 과다한 연봉을 굽히지 않을 경우 삼성화재 유니폼을 벗을 가능성이 높다. 신 감독은 “안젤코는 우리 팀에 꼭 필요하다. 하지만 같은 조건이면 이탈리아 등 유럽에 진출하지 않겠느냐”며 아쉬움을 내비쳤다. 안젤코는 챔피언 결정전 우승 직후 “이것이 한국에서의 마지막 시즌이라면 팬 여러분께 고맙다고 전하고 싶다”며 묘한 여운을 남겼다. 삼성화재 공격의 절반 이상을 책임졌던 안젤코가 에이전트를 통해 다른 나라 리그를 물색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그의 호쾌한 스파이크를 다음 시즌에도 볼 수 있을까.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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