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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카페]정유사 공급가 공개하면 기름값 내려갈까

입력 | 2009-04-08 02:58:00


내달 가격발표 의무화될 듯

“쌀값공개로 밥값 떨어질지”

‘5월 셋째 주 SK에너지는 각 주유소에 보통 휘발유를 L당 평균 ○○○○원에 공급했습니다. 같은 주 GS칼텍스가 각 주유소에 공급한 보통 휘발유 평균 가격은 L당 ○○○○원입니다. 에쓰오일과 현대오일뱅크는….’

정부가 추진 중인 ‘정유사 공급가격 공개제도’가 계획대로 시행되면 5월부터 정유사들이 주유소에 공급하는 석유제품 가격이 주간 단위로 위와 같이 공개됩니다. 관련법은 이미 국회를 통과했고, 정부는 공개 방법을 정한 시행령과 시행규칙을 다듬고 있습니다. 정유사들의 경쟁을 유도해 휘발유·경유 가격을 낮추자는 게 정부의 의도죠.

정유사들은 “기업더러 핵심 영업 기밀을 공개하라는 얘기냐. 외국에도 이런 예는 없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각 정유사는 거래 규모나 신용도 등에 따라 공급 가격을 달리하고 있는데 이를 공개할 경우 평균값보다 비싸게 제품을 공급 받는 주유소들의 불만을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 골치라고 합니다. ‘A사는 얼마, B사는 얼마’ 식으로 익명으로 공급가를 공개하거나 일정 기간별로 최고·최저 가격을 공개하자는 대안을 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공급가를 공개하면 과연 휘발유 값은 얼마나 내려갈까요?

정유업체들은 별로 효과가 없을 거라고 합니다. 우선 정유사들의 정유 부문 영업이익이 L당 20원가량에 불과해서 더 낮출 여지도 없고, 평균 가격을 공개하는 것이라 개별 주유소들은 소비자들에게 별로 압박을 받지 않을 거라고 합니다. “우리 업소는 정유사로부터 그 값에 안 받는 데다 여긴 땅값도 비싸다”고 말하면 된다는 거죠. 이미 전국 주유소의 제품 판매가격은 인터넷으로 실시간 공개가 되고 있습니다. 정유사들은 오히려 경쟁업체의 공급가를 알게 되면 시장 상황에 따라서는 ‘상향 평준화’가 이뤄지지 않겠느냐는 주장도 합니다.

반면 지식경제부는 “얼마일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인하 효과는 분명히 있을 것”이라는 의견입니다. 지경부 관계자는 “정유사와 주유소들이 할인카드나 사은품 등을 고객에게 나눠주며 벌이는 경쟁이 ‘가격’에 좀 더 초점이 맞춰져 벌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