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추기경 유품 공개18일 서울 종로구 혜화동 가톨릭대 성신교정 박물관에서 김수환 추기경의 유품이 공개됐다. 사진공동취재단
오늘 오후 5시 삼나무관에 입관… 밤 12시 조문 마감
전두환 前대통령 “추기경과 깊은 인연”… ‘악연’ 질문엔 침묵
선종 3일째인 18일 김수환 추기경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명동성당에는 조문객이 끊이지 않았다. 당뇨합병증으로 실명해 부인과 딸(13)이 미는 휠체어를 타고 온 박기현 씨(49)는 “김 추기경의 선종은 옛날로 따지면 국상(國喪)”이라고 말했다. 서울 노원구 상계동에서 온 유두영 씨(63)는 “이 정도 규모의 조문객이면 이미 국민장으로 치러지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조문은 19일 오후 4시부터 55분간 중단된다. 이때 비공개로 시신을 씻기고 옷을 입힌 뒤 베로 묶는 염습이 이뤄진다. 염습이 끝난 뒤에는 조문객 입장이 재개된다. 오후 5시부터는 정진석 추기경이 유리관에 안치된 시신을 김 추기경의 문장이 새겨진 삼나무 관에 옮기는 25분간의 입관 예절을 진행한다. 추기경의 관은 일반 사제의 관과 재질은 같고 크기는 길이 2m30cm, 폭 70cm로 30cm가 길다. 추기경의 품위를 상징하는 모관을 쓰기 때문이다. 김 추기경의 시신은 예복을 입고 반지를 낀 채 십자가가 놓인 현 상태 그대로 입관이 이뤄지며 별도의 부장품은 없다. 25분간의 입관 예절이 김 추기경의 얼굴을 볼 수 있는 마지막 시간이다.
조문은 19일 밤 12시에 마감된다.
20일 장례 미사는 성직자들과 내빈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명동성당의 대성전에서 진행된다. 일반 시민들은 이곳에 들어갈 순 없지만 밖에서 멀티비전을 통해 볼 수 있다.
○…각계 인사들의 조문도 이어졌다. 조용기 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목사는 “평소 교파는 달랐지만 늘 존경했다”며 “우리를 대신해 목소리를 내주시고 시원하게 뜻을 불사하신 어른의 그 자리를 누가 대신할지 답답하고 슬플 따름”이라고 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조문을 마친 뒤 ‘김 추기경과 인연이 많지 않느냐’는 질문에 “인연이 깊다. 보안사령관을 할 때도 저녁식사를 대접한 적이 있다”고 했다. 하지만 ‘악연에 대해 말해 달라’고 하자 입을 굳게 다물었고 조문 안내소에 다시 들어가 2분가량 머물다 자리를 떴다. 한명숙 전 총리는 “민주화운동 당시 구경꾼이 아니라 몸소 동참해 주신 분”이라며 애도했다.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주호영 김정권 의원 등 원내대표단과 함께 빈소를 찾았다.
○…민간단체인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인추협)는 서울대교구장으로 진행되고 있는 김 추기경의 장례식을 국민장으로 치를 것을 장례위원회와 정부에 제안했다. 대한적십자사 총재를 지낸 이윤구 인추협 이사장(81)은 “백범 김구 선생 장례 이후 가장 많은 인파라는 생각과 함께 이 정도의 민심이라면 국민장을 치르는 게 옳지 않을까 하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임아나타샤 씨(62·여)는 “어제도 왔지만 오늘 또 왔다. 두 시간이나 기다렸고 다리도 시리지만 내일 또 오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은 삼성그룹 사장단 10여 명과 함께 빈소를 방문해 “공교롭게도 내 세례명도 스테파노”라며 “추기경님 말씀대로 다같이 사랑하며 살아야 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미사를 집전하셨던 기억이 있다”고 회고했다.
○…이강국 헌법재판소장, 김원기 전 국회의장, 노신영 이해찬 전 총리, 김근태 전 의원,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서청원 친박연대 대표 등도 조문했다. 배우 안성기 씨와 손숙 씨, 네 손가락 피아니스트로 유명한 이희아 씨 등 문화예술계 인사들도 고인을 찾았다.
황장석 기자 surono@donga.com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류원식 기자 rews@donga.com
▲동아닷컴 백완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