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는 반나절만에 백악관 입주
물러나는 조지 W 부시 대통령 가족의 이삿짐은 매우 간단했다. 또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 가족은 미국 대통령만이 맛볼 수 있는 완벽한 맞춤이사를 경험했다.
19일 CNN 등 외신에 따르면 부시 대통령 가족은 몇 주 전부터 차근차근 이사를 준비해 왔다. 그 때문에 퇴임 당일 간단한 소지품이 담긴 가방 몇 개를 들고 백악관을 떠났다.
관저 이사는 훨씬 빨랐다. 부시 대통령 부인 로라 여사 측 관계자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로라 여사가 지난해 여름부터 관저 직원에게 이사작업을 지시하고 이삿짐을 꾸렸다고 전했다.
젊은 시절 도서관 사서를 맡았던 로라 여사는 도서관에서 책을 분류하듯 물품목록을 꼼꼼히 정리해 이사를 했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로라 여사는 지난해 말 크리스마스 휴가 때에도 캠프데이비드 별장에 둔 개인 물품을 정리했다.
부시 가족의 이삿짐은 개인 소유인 텍사스 댈러스의 고급 단독주택과 크로퍼드 목장으로 옮겨졌다. 부시 대통령은 측근 명의로 지난해 10월 1.13에이커(약 4573m²)에 자리 잡은 침실 4개짜리 단독주택을 200만 달러에 구입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반면 새 대통령의 이사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오바마 대통령의 두 딸은 시카고의 개인 주택을 떠날 때처럼 침대에 놓인 인형을 보게 될 것이라고 외신은 전했다.
이사는 이·취임하는 두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커피를 마시고 떠난 직후인 오전 10시 45분에 시작된다. 백악관 관저 요원 93명은 미리 정해진 대로 짧은 시간에 새 백악관 주인의 취향에 맞춰 장식을 마치고 이삿짐을 옮기는 것이다.
한편 부시 대통령은 임기 마지막 날인 19일 ‘신발 세례’를 받았다. 이날 반전 시위대 500여 명은 백악관으로 행진을 벌인 뒤 체포된 이라크 기자를 흉내 내며 백악관 문을 향해 신발 40켤레를 던졌다.
이헌진 기자 mungchi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