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재원(23)도 찍혔다. 삼성 안방마님 진갑용(34)에게 말이다. 김경문 감독의 한마디로 인해 순식간에 ‘열외 대상’에서 ‘요주의 인물’로 격상됐다. 1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 김 감독은 ‘이번 시리즈에서 주목할 선수’를 묻자 내야수 오재원을 첫 손에 꼽았다. 발이 빠르고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하는 오재원은 남다른 승부근성으로 눈도장을 받은 선수. 김 감독은 “오재원이 잘해줘야 시리즈 분위기가 산다. 시즌 성적은 신통치 않더라도 앞으로 많이 성장할 것”이라고 했다.
이때 옆에서 귀를 쫑긋 세우고 있던 이가 바로 진갑용. 두산 타자들과 치열한 수싸움을 벌여야 할 삼성 주전포수다.
진갑용은 일단 “두산은 1-3번이 살아나가면 골치 아프다. 김동주 앞에 주자가 모이지 않도록 최대한 출루를 막겠다”고 했다. 두산 1-3번을 이종욱-고영민-김현수로 예상한 것이다. 하지만 그는 곧바로 “사실 오재원이란 이름은 생각도 안 했다. 그런데 오늘 김 감독님 말씀을 들으니 이제부터 머릿속에 집어넣어야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준PO 미디어데이에 이어 또 한번 진갑용이 좌중을 웃음바다로 몰아넣는 순간이었다.
잠실 |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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