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콘텐츠진흥원 개발 160건중 51건 판매실적 전무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원장 고석만)이 2002년부터 7년간 ‘문화 원형(原型) 디지털콘텐츠 사업’에 모두 573억 원을 투입했으나 수익은 3540만 원에 불과해 대표적인 전시성 사업을 벌였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10일 서울 마포구 상암DMC 문화콘텐츠센터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을동(친박연대) 의원이 진흥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문화 원형’ 사업의 순수 콘텐츠 제작비와 관련 홈페이지(문화콘텐츠 닷컴) 개발 운영비로 2002년 143억 원, 2003년 70억 원, 2004년 120억 원, 2005년 120억 원, 2006년 44억 원, 2007년 40억 원, 2008년 36억 원 등 573억 원을 썼다.
문화 원형 디지털콘텐츠 사업은 전통 건축, 의상, 판소리 등 한국 고유의 문화 원형을 애니메이션, 음악, 출판, 캐릭터, 게임 등 디지털콘텐츠로 응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진흥원은 이 사업을 통해 ‘한국의 고유 복식’ ‘단청 문양’ ‘길상 이미지’ ‘죽음의 전통의례와 상징세계’ ‘한국천문 우리 하늘 우리 별자리’ 등 160개 문화 원형 콘텐츠를 개발했으나 이 중 51개는 판매 실적이 전혀 없었으며 유료 콘텐츠로 이용된 것도 1520개에 그쳤다. 드라마나 영화 제작에서 활용된 콘텐츠는 14개에 불과했다.
영상 취재: 전영한 기자
문화 원형 판매 실적도 ‘한국설화 인물유형’이 318만 원으로 가장 많았을 뿐이며, ‘사이버 전통 한옥마을’이 280만 원, ‘한국의 고유 복식’이 246만 원을 기록했다. ‘전통 한선의 디지털 복원’ 상품은 300원밖에 벌지 못했다.
김 의원은 “개발한 문화 원형 콘텐츠가 시장에서 활용될 수준이 아니거나 드라마 영화 제작자 등 실제 사용자의 수요를 고려하지 않은 전형적인 부실 사업이었다”며 “콘텐츠 품질이 떨어지고 시의성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는 등 일회성 상품에 그쳤다”고 말했다.
고석만 원장은 “단기 수익보다 장기적 활용 가치를 보고 투자한 사업”이라며 “문화 원형 그 자체로는 수익을 산출하기 어렵고 여기서 재활용되는 부분을 장기적인 관점으로 들여다봐야 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진흥원의 문화산업진흥기금 운용 실태도 도마에 올랐다. 한나라당 성윤환 의원은 “진흥원이 문화산업진흥기금을 2005∼2007년 관리 운용하는 과정에서 100억 원을 파생상품 2개에 투자했다가 올해 1월 현재 44억2500만 원의 손실을 기록했다”며 “세금을 고위험의 파생상품에 투자하는 행위는 직무상 의무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