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TV의 노골적 三星때리기
우리기업에 대한 국민 격려를”
《한국의 국가대표급 기업들이 요즘 여러모로 어렵습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지난달 자동차 판매 대수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줄었습니다. 부분파업에 따른 생산 손실과 고유가에 따른 경기 침체 때문이라고 하네요.》
지난해부터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온 LG전자는 최근 경기 침체의 장기화에 대비해 비공개 긴급 경영 전략회의를 열었습니다. 특검 후유증으로 리더십이 위축된 삼성그룹은 ‘삼성 타도’를 위한 일본의 민관(民官) 합동 총공격에 직면해 있습니다.
▶본보 1일자 B1면 참조
“손잡자, 경쟁상대는 밖에 있다”
▶본보 2일자 A15면 참조
日 ‘삼성 흠집내기’ 전방위 공세
특히 일본 아사히TV가 주말 시사 프로그램인 ‘선데이 프로젝트’에서 방영한 ‘독자추적 삼성 뇌물 의혹-세계 톱 기업의 대(大)스캔들’을 보면 섬뜩한 느낌이 들 정도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삼성 의혹을 폭로한 김용철 변호사 등을 인터뷰해 ‘삼성의 부도덕성’을 부각했습니다. 기소 혐의의 상당 부분에 대해 무죄 선고가 내려진 1심 재판에 대해서도 “대기업이기 때문에 봐준 것이죠”라는 일부 한국인의 일방적 반응을 내보냈습니다.
물론 삼성이 한국의 대표기업답게 좀 더 투명하게 경영을 잘했다면 이런 수모와 어려움을 겪을 일이 없었을 것입니다. 그건 분명 삼성의 책임입니다.
그러나 일본 언론이 한국 대표 기업의 잘못을 그처럼 노골적으로, 삼성 측 표현에 따르면 ‘악의적으로’ 보도하는 것도 한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유쾌하게 받아들여지진 않더군요. 부모로서 내 자식을 ‘잘돼라’고 혼내는 것과 별로 친하지도 않은 이웃 주민이 내 아이의 흠을 잡아 막 대하는 것이 전혀 다른 기분인 것처럼 말입니다.
무한 경쟁의 글로벌 시장에서 안 그래도 힘든 승부를 하는 우리 기업들에 ‘애정 어린 충고와 비판’은 주마가편(走馬加鞭)의 약이 되겠지요. 그러나 반(反)기업 정서에 기반한 ‘일방적 매도나 비난’은 결국 우리 스스로 기업경쟁력, 국가경쟁력을 떨어뜨리는 ‘누워서 침 뱉기’ 격이 되지 않을까요.
가뜩이나 ‘9월 위기설’ 등으로 한국 경제에 대한 위기감이 높아지는 현실에서 요즘이야말로 우리 국민들이 한국 기업을 어느 때보다 아껴줘야 할 때라는 생각을 감히 해봅니다. 아무리 글로벌 시대라지만 기업과 자본의 국적은 여전히 중요한 것이 엄연한 현실이니까요.
부형권 산업부 기자 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