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205km 강풍… 카트리나보다 위협적
유전시설 75% 스톱… 국제유가 불똥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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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 허리케인 구스타프의 상륙을 앞두고 미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3년 전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쑥대밭이 됐던 루이지애나 주 뉴올리언스 시는 3년 만에 주민들에게 ‘의무 대피령’을 내렸다.
공화당은 1일부터 4일까지 열릴 예정인 전당대회의 연기를 검토하고 있다. 백악관은 구스타프의 본토 상륙 상황을 고려해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공화당 전당대회에 불참할 것이라고 31일 발표했다.
구스타프는 석유 생산 시설이 밀집한 멕시코 만을 거쳐 미 대륙으로 상륙할 것으로 예상돼 석유 생산 시설 파괴 정도에 따라 국제유가 상승을 촉발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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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올리언스 시 당국은 노인과 장애인, 저소득층 등 별다른 대피 수단이 없는 주민 3만 명을 안전한 곳으로 옮기는 작업을 벌이는 한편 관광객들에게도 도시를 벗어날 것을 촉구했다.
보비 진달 루이지애나 주지사도 “인근 주로부터 대피경로에 위치한 주유소들로 연료를 공수하는 한편 일부 카운티에서는 헬기 등을 이용해 주민들을 소개하는 등의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전체 피난민 규모를 100만 명 내외로 추산했다.
3년 전 뉴올리언스를 강타해 1800여 명의 인명을 앗아간 허리케인 카트리나는 3급 허리케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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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만의 로열더치셸, 엑손모빌, 발레로 등 정유회사들은 이 지역의 석유 생산 시설 가운데 4분의 3 정도의 운영을 중단하고 직원들을 대피시키고 있다. 이 지역에는 4000여 개의 원유 굴착용 플랫폼이 설치돼 있으며 미국 내에서 생산되는 원유의 25%, 천연가스의 15%를 각각 차지한다.
AP통신은 “석유 공급 중단이 지속된다면 석유제품 가격이 급등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존 매케인 공화당 대선 후보는 “우리는 구스타프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면서 비극이나 끔찍한 도전이 국가적 재앙의 형태로 가까워 오고 있을 때 축제행사를 갖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해 전당대회가 연기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매케인 후보는 또 계획된 선거 유세 일정을 취소하고 31일 미시시피 강 인근 지역을 방문해 재난 대비 상황을 점검하기로 했다.
뉴욕=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