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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의무화에 그린 웅성웅성

입력 | 2008-08-29 03:03:00


“LPGA 인종차별” “언어보단 실력 우선해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의 영어 사용 의무화 방침에 대한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LPGA투어가 내년부터 영어 구술시험을 통과하지 못하는 선수는 2년 동안 투어 출전을 정지시키겠다고 발표한 데 대해 미국의 주요 신문들도 우려를 표시하고 나섰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결정이 인종 차별과 인권 관련법에 저촉될 가능성이 있어 법적 소송마저 우려된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외국인 선수가 많은 야구(MLB)에서는 사용 언어에 대한 특별한 제약이 없으며 아이스하키(NHL)과 농구(NBA)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미국의 골프 전문 인터넷 사이트인 골프닷컴 역시 ‘프로 스포츠에서 평가 대상은 기량일 뿐이며 언어가 될 수는 없다’는 견해를 밝혔다.

올해 메이저 대회에서 2승을 거둔 파드리그 해링턴(아일랜드)은 “말을 하지 못한다고 LPGA에 출전하지 말라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외국어를 익히는 게 자연스럽지 못한 사람도 있는 법”이라고 지적했다.

정작 LPGA투어에서 뛰고 있는 한국 선수들 가운데는 “무리한 조치이긴 하나 한 번은 이런 일이 나올 줄 알았다”고 공감하기도 한다. 한국 선수들이 영어 구사에 어려움을 겪으며 투어 흥행과 수입에 직결되는 프로암대회, TV 중계 등에서 침묵을 지킬 때가 많았던 것. 한 고참 선수는 “어느 정도 영어 구사가 돼야 골프 성적도 잘 나기 마련이다. 우리 선수들도 그 필요성을 잘 느끼고 있는 만큼 출전 정지가 아닌 다른 방안을 찾아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