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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 댓글에 책임지는 자세 가르쳐야”

입력 | 2008-08-04 03:02:00

내년부터 사용될 초등학교 1, 2학년 바른생활 교과서 편찬 책임자인 차우규 한국교원대 초등교육과 교수는 “인터넷 윤리 교육을 강화해 초등학생들이 인터넷을 올바르게 활용하도록 가르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초등 바른생활 교과서 개정 맡은 차우규 교원大교수

“내년부터 사용되는 초등학교 바른생활(도덕) 교과서에 인터넷 윤리 교육을 강화한 것은 교통사고를 막기 위해 자동차 운전면허를 따게 하는 것과 같은 일종의 안전장치입니다.”

내년부터 사용될 전국 초등학교 1, 2학년 바른생활 교과서 편찬 책임자인 차우규 한국교원대 초등교육과 교수는 2일 동아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생활에 필수적 요소가 된 인터넷을 아이들이 바르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교과서 개편의 배경”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차 교수는 개정 바른생활 교과서의 구체적인 내용을 구성하고 집필진 및 심의진과 함께 집필과 심의를 주도해 왔다. 그는 광우병과 관련한 각종 괴담(怪談)이 인터넷을 떠돌면서 감수성이 예민한 초등학생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등 최근 인터넷의 역기능이 부각되는 만큼 이 같은 환경 변화에 맞는 교육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인터넷에는 검증되지 않은 잘못된 정보도 얼마든지 올라올 수 있음을 가르쳐 아이들이 스스로 온라인 정보의 가치를 판단하도록 지도해야 합니다.”

차 교수는 “예전에는 초등학생들이 포털사이트 ‘다음’의 아고라 등 온라인 토론장에 뛰어들어 악플(나쁜 내용의 댓글)을 다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할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못했다”며 “이제는 학생들에게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댓글 달기나 자신이 올린 게시물에 대해 책임지는 자세 등 새로운 온라인 토론 문화도 함께 가르쳐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전자민주주의에 대한 얘기가 많이 나오는데 인터넷 토론이 감정적, 편파적, 선동적이지 않게 운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특히 인터넷에서도 예의를 지켜 합리적, 이성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학생을 지도하는 교사들도 올바른 인터넷 교육관을 가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교사들의 (인터넷에 대한) 시각이 항상 바르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교사들이 자신의 주관과 관계없이 검증된 정보 이해 능력을 아이들에게 제대로 가르칠 수 있도록 교사용 지도서에도 반드시 이와 같은 내용이 강조돼야 합니다.”

차 교수는 현재 다른 연구진이 집필 중인 초등학교 4, 5학년 도덕 교과서에도 이 같은 내용이 포함돼야 한다는 견해를 갖고 있다.

“아이들은 불법 다운로드가 불법이라는 인식을 갖지 못한 채 저질렀다가 소송을 당하거나 심지어 자살을 하기도 했습니다. 현재 아이들 사이에 만연한 인터넷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교육을 통해 바로잡도록 해야 합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김용석 기자 nex@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