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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디젤차, 소리없이 잘 나간다

입력 | 2008-06-10 03:00:00


5월까지 팔린 수입차중 디젤차 점유율 16.7% 사상 최고

경유 값이 휘발유 값을 추월하면서 디젤엔진이 들어간 국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인기는 점점 떨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수입차 업계는 세단을 중심으로 신규 디젤차량을 잇달아 들여오고 있다. 수입 디젤차량을 구입하는 소비자도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비슷한 체급의 가솔린 모델과 비교할 때 연료소비효율이 좋고,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됐던 소음이나 매연발생 우려도 기술의 진화로 상당 부분 없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 ‘고효율 친환경’ 디젤엔진

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신규 등록된 디젤차량의 점유율은 2004년 35.6%로 정점을 이뤘으나, 점점 하락세를 보이다 올해는 5월까지 20% 선으로 하락한 상태다.

반면 올해 들어 5월 말까지 판매된 수입차 중 디젤차 점유율은 16.7%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2003년 2.2%에서 꾸준히 상승해 지난해에는 16.4%까지 성장했다.

유럽차를 중심으로 한 수입차 업체들은 현재 판매 중인 디젤 세단을 좀 더 확대할 방침이다. 폭스바겐코리아는 L당 15.7km의 공인연비를 자랑하는 ‘골프 2.0TDI’에 이어 이달에는 L당 15.1km인 ‘파사트 2.0TDI’의 연비 개선 모델을 출시해 ‘고효율 차량’의 경쟁력을 과시하고 있다. 2.0L급이지만 경차인 마티즈나 뉴모닝(이상 L당 16.6km)과도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파사트 2.0TDI 기존 모델(L당 13.9km)은 수입 디젤차 중 1∼5월 누적 판매량에서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역시 질소산화물 배출을 대폭 줄인 친환경 디젤엔진인 ‘블루텍’을 장착한 CDI세단 시리즈를 지난해부터 올해에 걸쳐 5종이나 출시해 인기를 얻고 있다. 올해 2월 출시한 ‘S320CDI’는 5월까지 121대를 팔아 1억 원 이상 럭셔리 세단 중 디젤 모델로는 가장 인기가 많다.

그동안 SUV인 X시리즈에만 디젤 모델을 선보였던 BMW도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소형차인 1시리즈 디젤(120d), 3시리즈 디젤(320d), 5시리즈 디젤(520d, 535d) 등 총 4가지 디젤 세단을 국내에 들여오기로 했다.

○ 유럽에선 세단의 ‘주류(主流)’도 디젤

수입차 업계에서는 그동안 국산 완성차 업체에서 상대적으로 디젤엔진 기술 개발에 소홀했던 반면 유럽을 중심으로 한 선진국에서는 수준 높은 디젤엔진을 많이 출시하고 있어 디젤 세단에서 수입차들의 인기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실제로 유럽자동차제조협회의 올해 초 추산에 따르면 유럽연합 가입 15개국의 디젤 세단 점유율은 53%나 된다. 일각에서는 경사로에서 순간순간 힘을 발휘해야 할 상황이 많은 한국의 지형 특성상 디젤이 하이브리드보다 적합한 고효율 엔진이라는 주장을 펴기도 한다.

박동훈 수입자동차협회 회장은 “경유 값이 일시적으로 상승하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20% 정도는 디젤 모델이 가솔린 모델보다 연비가 좋아 고유가 시대에 적합하다는 장점을 잃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조인직 기자 cij199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