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부산/경남]동서남북/‘반구대 암각화’ 보호만 있고 관광없다

입력 | 2008-04-30 07:31:00


5월 30일 울산 울주군 두동면에 암각화 전시관이 개관된다.

이 전시관은 천전리 각석(국보 제147호)에서 1km, 반구대 암각화(국보 285호)에서 1.2km 떨어진 곳에 자리 잡고 선사시대 바위그림인 천전리 각석과 반구대 암각화의 실물 모형을 비롯한 각종 자료를 전시한다.

학계에서 “암각화와 인접한 곳에 만들면 문화재를 훼손할 수 있다”고 반대해 문화재청과 울산시가 수차례 설득한 끝에 지금의 자리에 겨우 건립할 수 있었다.

2001년 진입로 확장과 주차장 조성 공사 때도 학계에서는 “차량 통행이 많아지면 문화재가 훼손된다”며 역시 반대했다. 2년여의 설득 끝에 주차장은 암각화에서 2.5km 떨어진 곳에 조성하고, 진입도로는 국도에서 주차장까지 1km 구간만 2차로로 확장하기로 하고 2004년 10월 공사를 마쳤다.

주차장에서 암각화까지 2.5km 구간은 도로 폭이 좁아 버스 통행이 불가능하다. 관광객들은 이 구간을 걸어갈 수밖에 없다. 지금도 승용차는 암각화 입구까지 들어갈 수 있는데 관광버스만 접근하지 못하게 해 관광객들에게 불편을 주고 있다.

진입도로 확장을 막고 전시관을 암각화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건립하도록 한 게 암각화 보호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고개를 갸우뚱하는 울산 시민이 적지 않다.

반구대 암각화가 내년 상반기 발행될 10만 원권 지폐의 보조도안으로 채택된 뒤 이곳을 찾는 관광객이 크게 늘고 있어 안타까움은 더욱 크다.

학계에서 그렇게도 ‘보호’를 외쳤던 반구대 암각화는 발견(1971년) 6년 전 하류에 건설된 사연댐 때문에 지금도 1년에 8개월 이상 물속에 잠겨 원형을 잃어가고 있다.

지나친 형식 논리에 매몰되기보다 근본적인 문화재 보호 대책을 강구하는 게 학계의 의무가 아닐까.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트랜드뉴스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