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오쩌둥/로스 테릴 지음·박인용 옮김/984쪽·3만7900원·이룸
마오는 양면적이다. 스스로도 얘기했듯 ‘호랑이’와 ‘원숭이’의 측면이 동시에 섞여 있다. 농민의 아들로 태어나 중국 통일을 이뤘으면서 공산주의 진영을 스스로 와해시킨 장본인. 아시아의 탁월한 마르크시즘 이론가이면서 음모가이기도 했다.
미국 하버드대 페어뱅크 동아시아연구센터 연구원으로 있는 저자가 보기에도 마오는 복잡하다. 저자는 역사적 개인이 아니라 마치 신이나 악마와 같은 존재로 치부되는 마오를 현실로 끌어내릴 필요가 있었다. 그것이야말로 현재 중국을 알게 하고, 거대한 심층을 들여다볼 단초가 되기 때문이다.
저자가 보기에 마오는 “군주 같은 측면에도 불구하고 무자비하진 않았으나 평탄하지 못한 전체주의자”였다. 적들에게도 반대 의견을 말할 수 있는 여지를 마련해 주고, 마르크스주의자가 아니어도 보호해 준 적도 있다. 그러나 장기간 독재 속에서 신념의 흔들림이란 회의에 직면하고 1960년대 ‘어중간한’ 혁명으로 자충수를 둔다.
“마오의 목표가 마르크스주의의 사회 개조 격납고에서 나왔다는 것은 과거보다 훨씬 더 명쾌하다. 이것은 중국인의 정신을 균형에서 벗어나 양극화로, 조화에서 벗어나 투쟁으로, 개인적 가치에서 벗어나 동양의 스파르타 같은 집단적인 가치로 개혁하는 것을 의미했다. 그 결과 목표와 방법이 어울리지 않았기 때문에 마오쩌둥 시대에 많은 비극이 야기됐다.”
무엇보다 이 책의 가치는 20년에 걸친 저자의 노력에 있다. 마오가 죽은 지 4년 만인 1980년에 초판을 출간한 뒤 1989년 개정판, 1999년 재개정판을 냈다. ‘마오쩌둥 평전의 완결판’이라 불리는 책으로, 마오의 생애를 꼼꼼하고 적나라하게 들여다볼 기회를 제공한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