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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내 전공’ 영업- 관리-기획-재무 - 연구개발 많아

입력 | 2008-03-31 02:57:00


30년이상 근무 62%… 최고령 86세 - 최연소 38세

영남 출신 37% 수도권 36% 호남 13% 충청 8% 순

환란후 약진 재무통 대신 ‘현장 경영’ 영업통 늘어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국내 재계에서는 한동안 ‘재무통’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기업의 성장을 중시하는 ‘확대 경영’보다 ‘안정 경영’이 대세를 이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흐름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동아일보 산업부가 창간 88주년 기획으로 국내 10대 그룹 대표이사 사장 이상 최고경영자(CEO) 158명을 전수(全數) 조사한 결과 자신의 ‘기업 내 주전공’을 ‘마케팅·영업’이라고 밝힌 CEO가 33명(20.9%)으로 가장 많았다. 최근 현장경영과 성과주의가 재계에 확산되면서 나타난 결과로 풀이된다.

주전공이 관리(총무·홍보·인사)와 기획인 CEO가 각각 27명(17.1%)으로 공동 2위였고, 재무는 24명(15.2%)으로 4위였다.

이번 조사는 포스코와 KT 등 민영화된 공기업을 포함한 국내 10대 민간그룹 경영자 중 대표이사를 겸하는 회장 부회장 사장 등 명실상부한 핵심 CEO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조사대상 항목은 △나이 △출생지 △출신 고교 △출신 대학(학부 기준) △대학 전공 △그룹 내 근무기간 △회사 내 주력 경력 △거주지역 등 모두 8개 부문이었다.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10대 그룹 주요 CEO들을 전수 조사한 사례는 거의 없었던 것 같다”면서 “한국 재계의 ‘파워 엘리트’의 면면을 읽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고 13명, 광주일고 10명

출신 고교는 경기고가 13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구택 포스코 회장, 김동진 현대자동차 부회장, 김반석 LG화학 부회장, 김신배 SK텔레콤 사장, 남중수 KT 사장, 유석렬 삼성카드 사장 등 주요 그룹에 고루 포진해 있다.

2∼5위는 △광주일고가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고홍식 삼성토탈 사장 등 10명 △경남고가 배호원 삼성증권 사장과 박종응 LG데이콤 사장 등 8명 △경복고가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과 구본준 LG상사 부회장 등 8명 △중앙고가 허태수 GS홈쇼핑 사장과 이원태 금호고속 사장 등 7명 순이었다. 이어 △서울고(6명) △용산고(6명) △부산고(5명) 등 전통의 명문고들이 뒤를 이었다.

상고 출신은 8명이었다. 지성하 삼성물산 사장, 최병길 금호생명보험 사장, 이종희 대한항공 사장, 정연주 삼성엔지니어링 사장 등 4명은 대구상고를 졸업했다. 이학수 삼성 전략기획실장(부회장)과 김응룡 삼성라이온스 사장, 신헌철 SK에너지 부회장 등 3명은 부산상고 출신이었고 김평기 위아 부회장은 서울상고(현 경기상고)를 나왔다.

출신 대학(학부 기준)은 서울대가 48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고려대 19명, 연세대 16명, 성균관대 11명, 한양대 10명, 경희대와 한국외국어대 각각 5명 순이었다.

지방대로는 부산대와 인하대가 각각 4명, 전남대 3명, 영남대와 제주대 각각 2명 등 모두 21명으로 전체의 13.3%를 차지했다.

해외 유학파로는 일본 와세다대를 나온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 미국 브라운대를 나온 최재원 SK E&S 부회장 등 7명이었다.

○시도별 출신 지역은 서울-경남-경북-전남-경기 순

시도별 출신 지역은 서울(46명) 경남(23명) 경북(21명) 전남(14명) 경기(8명) 순이었다.

이를 권역별로 보면 부산 대구 울산 경남북 등 영남권이 모두 59명(37.3%)으로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57명·36.1%)보다 2명 많았다.

광주와 전남북 등 호남은 20명(12.7%)이었고 대전 충남북 등 충청권은 13명(8.2%)이었다. 강원 제주 기타(북한 및 해외) 지역은 각각 3명이었다.

특히 경남 진주 출신은 7명으로 부산 인천 등 웬만한 광역시보다 많았다. 이는 삼성 LG GS 등 국내 주요 그룹 창업주가 진주 및 인근 지역 출신인 점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평균 연령은 58세였다. 최고령은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으로 86세, 최연소는 현대·기아차그룹의 정일선 비앤지스틸 사장으로 38세였다.

그룹에 입사한 뒤 근무한 기간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각각 43년으로 가장 길었다.

○출신 대학 다양한 삼성, 공대 강세의 현대차 포스코

대표이사 사장 이상의 CEO 수는 삼성그룹이 29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현대·기아자동차(26명) 금호아시아나(22명) 포스코(18명) SK(16명) LG KT(이상 13명) GS(8명) 롯데(7명) 한진그룹(6명) 순이었다.

재계 서열 1위인 삼성 CEO의 출신 대학은 윤종용 부회장과 이수창 삼성생명 사장 등 서울대 출신이 7명이었고 고려대와 연세대 각각 5명, 성균관대 3명, 부산대 2명, 한양대 서강대 동국대 경북대 경상대 우석대 와세다대 각각 1명으로 다양했다.

현대차그룹은 조사 대상 CEO 26명 가운데 공대 출신이 김동진 현대차 부회장(기계공학), 조남홍 기아차 사장(금속공학) 등 10명이나 됐다. 영업 출신도 김익환 기아차 부회장, 최재국 현대차 사장 등 8명으로 10대 그룹 가운데 가장 많았다.

포스코그룹도 금속공학을 전공한 이구택 포스코 회장과 한수양 포스코건설 사장 등 18명의 CEO 중 10명이 공대 출신이었다.

○CEO 평균연령 KT 52세로 가장 젊어

대표이사 사장 이상 CEO들의 평균 나이는 롯데그룹이 64.5세로 10대 그룹 중 가장 많았다. 창업주인 신격호(86) 회장이 건재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드라마 및 영화 제작 등 신(新)사업을 벌이는 KT그룹은 평균 52.2세로 가장 젊었다.

그룹 총수의 연고에 따라 일부 그룹에서는 출신 학교 쏠림현상도 눈에 띄었다.

GS는 CEO 8명 중 허창수 회장 등 4명이 경남고를 졸업했고, 금호아시아나는 CEO 22명 중 박삼구 회장과 박찬구 금호아시아나 화학부문 회장 등 7명이 광주일고를 나왔다.

SK는 CEO 16명 가운데 최태원 회장 등 5명이 고려대 출신으로 서울대(4명)보다 한 명 많았다.

CEO들의 평균 그룹 내 근무연수는 한진그룹이 37.3년으로 가장 길었고 KT가 19.9년으로 가장 짧았다.



산업부 종합

정리=차지완 기자 cha@donga.com

김유영 기자 ab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