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로공사가 정부 투자기관을 대상으로 실시된 고객 만족도 설문조사에 수백 명의 직원을 일반 응답자로 참여시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도로공사는 이같이 조작된 만족도 조사 결과 등을 토대로 2006년도 경영평가 1위를 기록해 전 직원이 500%의 성과급을 받았다.
경기 성남수정경찰서는 “지난해 11월부터 최근까지 2006년도 고객 만족도 설문조사에 참여한 응답자 600여 명을 불러 조사한 결과 도로공사 직원 200여 명이 신분을 감춘 채 참여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5일 밝혔다.
당시 설문조사는 기획예산처의 의뢰를 받아 전문조사기관이 실시한 것으로 고속도로 휴게소 등지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만족도를 물었다.
직원들의 조사 참여로 도로공사는 2006년도 고객 만족도에서 1년 전보다 9점이 오른 83점을 받았다. 또 전체 경영평가에서도 전년도 3위에서 1위로 올랐다.
그러나 지난해 8월 “설문조사에 도로공사 직원들이 참여했다”는 내용의 제보가 국가청렴위원회에 접수됐고 청렴위는 같은 해 11월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은 설문조사기관의 삭제된 컴퓨터 하드디스크에서 전체 1702명 중 600여 명의 응답자 명단을 복구했으며 이 중 200여 명이 도로공사 직원인 것을 확인했다.
경찰은 설문에 참여한 도로공사 직원들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확인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성남=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