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제궁 “사르코지-브루니 비공개 결혼식” 발표
프랑스가 새 프르미에르 담(premi`ere dame·대통령 부인)을 맞았다.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53)은 2일 이탈리아계 슈퍼모델 출신 가수 카를라 브루니(40) 씨와 파리 엘리제궁에서 친지들만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로 조촐하게 결혼식을 올렸다고 엘리제궁이 밝혔다. 지난해 10월 18일 전 부인 세실리아 씨와의 이혼을 공식 발표한 지 3개월여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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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대통령이 재임 중 결혼한 것은 1931년 가스통 두메르그 전 대통령 이후 두 번째다. 두메르그 전 대통령은 1924년 미혼으로 대통령에 당선됐으며 퇴임하기 12일 전에 소꿉친구와 결혼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브루니 씨와의 염문으로 최근 지지도가 41%까지 급락하자 이를 만회하기 위해 결혼 문제를 신속히 매듭지을 필요성을 느껴왔다. 그는 연애에 정신이 팔려 경제 현안을 외면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로 인해 다음 달 시장·구청장 선거를 앞둔 집권 대중운동연합(UMP) 캠프에도 비상이 걸린 상태였다.
사르코지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바티칸 방문 때 교황청의 반대로 브루니 씨와 동행하지 못한 데 이어 지난달 중순 아랍권 순방에서 외교적 의전 문제로 동행을 못한 것도 결혼을 서두른 요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사르코지 대통령은 올 후반기부터 유럽연합(EU) 순회 의장을 맡게 돼 부인 없이 활동하는 것이 더욱 힘들어진 측면도 있었다.
현실적으로 브루니 씨의 임신도 결혼을 앞당겼을 가능성이 있다. 최근 브루니 씨가 파리 외곽 뇌이쉬르센의 병원에서 임신 사실을 확인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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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니 씨는 사르코지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두 번 결혼한 이력이 있다. 파리의 변호사 아르노 클라르스펠 씨와 처음 결혼했고, 이혼 후 라파엘 앙토방 파리정치학교 철학 교수와 재혼해 여섯 살배기 아들을 두고 있다.
브루니 씨는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타이어 제조업을 하는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났다. 1970년대 이탈리아 부유층이 좌파 테러리스트 그룹인 적색여단의 납치 위협에 시달릴 때 그의 가족은 프랑스로 이주했다. 그는 이탈리아어 프랑스어 영어에 모두 능통하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코르시카 출신의 마리 도미니크 퀼리오리 씨와 처음 결혼해 피에르(23)와 장(21) 두 아들을 낳았고, 세실리아 씨와의 사이에 아들 루이(11)를 두었다.
파리=송평인 특파원 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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