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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게 문제가 뭔가요]안팔리는 메뉴 30% 구조조정

입력 | 2007-12-06 02:56:00


《‘왜 생각처럼 장사가 되지 않는 것일까.’ 혹시 운영 방식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까요. 동아일보는 창업 전문가와 함께 도움이 필요한 점포를 찾아가 문제를 진단하고 해법을 제안하는 ‘우리 가게를 어찌할까요?’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다양한 사례 분석을 통해 ‘우리 가게’의 현주소를 진단합니다.》

#어촌구이 엄장문(33) 사장의 경쟁력은?

참치 전문점, 일식집 등 주방에서 일한 경력만도 꼬박 7년이다. 더구나 서울 강동구 일대에서만 일했기 때문에 인근 가락수산시장에서 남들보다 싸게 싱싱한 수산물을 가져올 자신도 있었다.

이쯤이면 내 사업을 시작해도 성공하겠다는 확신에 2005년 10월 서울 강동구 성내3동에 ‘어촌구이 1호점’을 냈다. 언젠가 2호점, 3호점 등으로 넓혀가겠다는 포부와 함께.

시작은 순조로웠다. 인근에 음식점이 많지 않아 개점 이후 초기 6개월은 하루 매출이 50만∼80만 원까지 올랐다. 하지만 매출은 갈수록 떨어졌고 지금은 창업 초기 매출 수준의 절반을 밑돌고 있다.

이유가 뭘까. 음식 맛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인 걸 보면 주변 사무실을 쓰는 업주가 자주 바뀌면서 고정 고객을 확보하지 못하는 탓이라고 어렴풋이 진단하고 있다.

과연 그럴까.

#진단: “우리 가게는요….”

3일 오후 6시 반. 창업 전문가인 이경희 창업전략연구소장과 함께 찾아간 ‘어촌구이’는 지하철 5호선 강동역에서 걸어서 5분 정도 걸리는 주택가의 이면도로에 위치하고 있었다.

고객은 10명 안팎으로 평일이지만 저녁 식사시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적은 편이었다. 그나마 이날은 송년 모임 두 건을 유치해 평소보다 많다는 설명이었다.

“고객은 대부분 인근 4, 5층 건물에서 일하는 직장인이에요. 그래서 점심 매출이 전체의 약 80%에 이릅니다. 이전에는 저녁에도 손님이 있었는데 요즘엔 발길이 뜸해요.”(엄 사장)

메뉴를 살펴보니 △5000원대 생선구이와 생선조림 8가지 △생대구탕 복지리 등 탕 종류가 9가지 △누룽지정식 오징어덮밥 등 일반 식사가 4가지 △안주 메뉴가 8가지 등 29가지나 됐다.

“가끔 생대구탕이나 복지리 등을 찾는 손님이 있거든요. 생물이라 이틀만 지나면 손님에게 팔지 않고 저희가 먹어요. 그렇다고 없앨 수도 없고….”(엄 사장)

매장을 둘러보니 입구 왼쪽에 어지럽게 놓인 냅킨, 술상자 등이 눈에 거슬렸다. 인테리어에는 관심이 없는 걸까.

이렇게 하세요

“눈에 안띄는 이면도로에 있는 매장은 매년 매출이 20% 이상 떨어져요. 시식 기회를 제공하는 체험 마케팅으로 신규 고객을 확보하거나 할인쿠폰 제공 및 배달 서비스 등으로 기존 고객을 유지하려는 판촉활동이 부족했습니다.”(이 소장)

‘메뉴 구조조정’도 시급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메뉴별로 매출 기여도를 분석해 하위 30%는 주기적으로 없애야 하지만 메뉴의 변화가 거의 없었다. 생선구이처럼 인기 메뉴는 종류와 가격을 다양화하고 탕류 등 비인기 메뉴는 과감히 정리하라는 조언이다.

저녁 매출을 끌어올리려면 술과 식사를 함께 할 수 있는 메뉴 개발도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했다. ‘해물파전’, ‘생선전’과 같은 다양한 대기 메뉴와 특색 있는 일품요리는 고객 단가를 올리는 데도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또 사소하지만 비싼 메뉴를 담는 값싼 그릇, 매장 내 어지러운 수납공간, 성의 없는 메뉴판 등도 고객의 발길을 멀어지게 하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맛으로만 승부를 하던 시기는 지났습니다. 점포 내에 계절별 추천 메뉴, 주력 메뉴를 안내하는 등 고객과 끊임없이 의사소통하려는 노력도 중요합니다.”(이 소장)

이나연 기자 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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