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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동서남북/인문학 없이 ‘인간형 로봇’ 나올까

입력 | 2007-11-21 06:30:00


경북도가 지능을 갖춘 로봇 산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경북도는 최근 정부의 국책사업인 로봇랜드(로봇테마파크) 선정에서 인천시와 경남 마산시에 밀렸다. 하지만 경북 포항에 지능로봇연구소가 설립된 데다 2009년 세계로봇올림피아드(WRO)를 최근 유치했다.

경북도는 “5년 내 한국을 넘어 아시아의 로봇산업을 주도하는 경쟁력을 갖출 것”이라며 의욕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부품을 조립하는 산업로봇이 아닌 ‘인간형’ 지능로봇 분야는 안팎의 사정이 만만치 않다.

국내에서는 로봇랜드에 선정된 지방자치단체가, 해외에서는 일본과 인도 중국 등의 투자와 연구개발 등이 활발하다.

경북도가 우선 국내 시장을 주도하려면 지능로봇에 대한 ‘접근 방식’을 바꿀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지능로봇은 공학적 접근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능로봇은 인간의 ‘정신적 기능’을 갖추는 게 핵심이므로 인문학의 참여가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로봇과 인문학은 얼핏 관계가 없어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최근 연세대에서 열린 ‘인지과학과 미래 과학 기술’ 심포지엄에서 학자들은 “사람과 기계(로봇)의 구분이 점차 옅어지고 있다”며 “로봇의 지능이 그다지 발달하지 못하는 것은 공학적 접근만 고집하는 탓이 크다”고 말했다.

인지과학은 심리학과 철학 같은 인문학과 컴퓨터공학, 의학이 협력해 인간이 어떻게 정보를 처리하는지 등을 연구하는 분야.

지역에서는 영남대가 2005년 인지과학대학원을 개설했다. 철학과 심리학, 언어학, 신경의학자 5명이 참여하고 있다.

이종왕(심리철학) 주임교수는 “지능로봇의 수준은 인간의 정신적 특성을 어떻게 기계 안에 디자인할 것이냐는 소프트웨어 문제가 열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경우 수년 전부터 중요한 심리학 이론이 지능로봇 분야에 활발하게 응용되고 있다. 경북도가 ‘인간에 가까운’ 로봇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공학과 인문학이 공동 연구를 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는 게 필요해 보인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