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 101부터 다시 보자. 이 수가 착각에서 비롯된 패착이었다.
흑 101은 참고1도 흑 1로 늘어야 했다. 이후 흑 7, 9의 절묘한 맥으로 백 석 점을 잡으면 형세는 여전히 알 수 없었다. 백 106으로 뛰자 흑 귀와 흑 두 점이 동시에 곤란해졌다.
이희성 7단은 두 점을 살려 보려고 흑 107로 끌고 나갔지만 두 걸음도 못 가 좌상 귀로 후퇴했다. 욕심 같아선 참고2도 흑 1로 버티고 싶다. 백 22까지 흑이 한 수 늦은 패가 나는데 중앙 흑 대마를 위협하는 팻감이 부지기수여서 사실상 흑이 잡힌 것이나 다름없다. 결국 흑 107로 끌고 나갔던 돌이 통째로 잡히면서 흑은 큰 손해를 봤다.
흑 115는 부족한 실리를 만회하기 위해 버틴 수. 정상적이라면 흑 대마를 돌봐야 한다.
백 116, 118로 공격에 나서자 흑 대마가 뿌리째 흔들린다.
흑 123, 125는 교란작전. 백이 응수해 주길 바라는 수순이지만 최기훈 초단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124, 126으로 흑의 숨통을 끊어 버린다. 이 7단은 아쉬운 발길에 더 둬봤지만 승패와는 무관했다. 이후 수순은 총보.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