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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화제! 이사람]프로배구 ‘2년차 용병’ 보비

입력 | 2007-11-09 03:01:00

‘나비처럼 날아서 벌처럼 쏘다.’ 프로배구 대한항공의 브라질 용병 보비(오른쪽)가 지난달 4일 한국배구연맹컵 LIG와의 경기에서 강스파이크를 날리고 있다. 보비는 “대한항공의 V리그 우승을 위해 한국에 남았다”고 말했다. 사진 제공 대한항공


대한항공의 ‘갈색 날개’ “돈보다 우승이 더 좋아”

키 208cm의 거구에 긴 팔, 긴 다리. 곱슬머리에 매서운 눈매. 강스파이크를 날린 뒤 두 주먹을 불끈 쥐며 포효하는 갈색 표범.

프로배구 대한항공의 브라질 용병 보비(28). 그는 2006∼2007 V리그에서 공격종합과 서브, 후위공격, 오픈공격에서 4관왕에 올랐다. 우승 팀 현대캐피탈의 숀 루니와 준우승 팀 삼성화재의 레안드로는 각각 러시아와 일본으로 떠났다. 보비에게도 큰돈의 유혹은 있었다. 하지만 그는 남자 배구 용병 가운데 유일하게 2년째 한국에 남았다.

지난해 못 이룬 꿈, ‘대한항공의 우승’을 위해서다. 일본 오사카로 전지훈련을 떠나기에 앞서 4일 인천 중구 도원체육관에서 그를 만났다.

○ “프로는 언제든 코트에 설 준비를 해야 한다”

보비는 10월 3일 입국한 다음 날 한국배구연맹(KOVO)컵 LIG와의 경기에 출전해 20점을 올리며 3-2 역전승을 이끌었다. 보비의 활약 덕분에 대한항공은 KOVO컵 첫 우승을 차지했다.

보비는 “시차 적응이 안 돼 경기 도중에도 하품이 나올 정도로 피곤했다. 하지만 프로라면 팀을 위해 어떤 상황에서도 코트에 서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 “더 높고 더 강해졌다”

보비는 공격력은 좋지만 큰 키에 비해 적은 몸무게(95kg) 때문에 체력이 막판에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다.

보비는 “올 시즌은 높이와 공격력에서 한층 강화된 모습을 보여 줄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한국에 오기 전 브라질 상위 클럽 팀과 함께 훈련하면서 힘을 키웠다는 것.

○ “스물여덟 해 내 인생은 배구뿐”

보비는 배구가 인생 그 자체라고 했다. 여섯 살 때부터 공을 만져 브라질 청소년대표와 클럽 팀 시메도를 거쳤고 줄곧 부동의 오른쪽 공격수였다. 그렇게 되기까지 보비는 남몰래 코트에서 백구를 때리고 또 때렸다. 그는 “꾸준한 자기 관리로 언제든 경기에 나설 수 있는 몸을 만든 게 오늘의 나를 있게 했다”고 말했다.

보비는 나라마다 배구의 색깔이 있다고 했다. 브라질은 ‘파워와 스피드’, 한국은 ‘기술과 기본기’가 좋다고 평가했다.

○ “한국말은 어렵지만 김밥은 맛있다”

보비에게 한국은 아직도 낯설다.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얼마예요, 축하해’ 등 기본적인 단어밖에 모른다. 그래서 한국인과 대화할 때마다 통역이 있어야 하는 게 불편하다. 하지만 한국인 선수와 호흡을 맞추고 맛난 김밥을 먹을 때 행복하다고 했다.

○ “아내가 매우 사랑스럽다”

보비는 가족을 브라질에 두고 왔다. 그는 “겨울에 아내가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지만 항상 보고 싶다”고 했다. 아내와 함께 있을 때는 닭살이 돋을 정도로 진한 애정 표현을 한다는 게 대한항공 관계자의 얘기다.

보비는 헤어지는 자리에서 “올 시즌 대한항공의 우승을 위해 많은 응원을 부탁한다. 다른 선수처럼 팬들에게서 초콜릿을 선물 받는 게 소원”이라며 껄껄 웃었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보비는 누구:

△본명=보비 파지오 호비손 따떼오 △1979년 4월 25일 브라질 출생 △208cm, 95kg △브라질 청소년대표 △2005∼2006 시메드 클럽 소속으로 브라질 슈퍼리그 우승 △2006∼ 대한항공 배구단 라이트 공격수 △2006∼2007 V리그 공격종합, 서브, 후위공격, 오픈공격 4관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