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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종별 입사선호 No2]롯데쇼핑

입력 | 2007-10-20 03:00:00


《롯데백화점 명품관 에비뉴엘 상품기획자(MD)로 일하는 중국인 왕스(王石·27) 씨. 왕 씨는 롯데쇼핑의 첫 공채 출신 외국인 사원이다. 중국 명문 산둥(山東)대를 졸업한 그는 연세대 경영대학원을 거쳐 지난해 롯데쇼핑 공채로 입사했다. “롯데는 이미 글로벌 기업 아닌가요? 중국에서도 롯데는 매우 잘 알려진 기업입니다.” 왕 씨는 “롯데쇼핑이 글로벌 유통기업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이때 내게 더 많은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판단해 지원하게 됐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롯데쇼핑 중국법인의 최고경영자(CEO)가 되는 것이 꿈이다. 해외 인재가 많은 삼성 LG SK와 같은 기업에 비하면 단 1명의 외국인 공채 사원이 초라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롯데쇼핑의 경쟁업체인 신세계와 현대백화점, 갤러리아에는 외국인 공채 사원이 한 명도 없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한 명의 공채 사원이지만 내수(內需) 이미지를 벗고 글로벌 유통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롯데의 의지”라며 “앞으로도 우수한 해외 인재나 어학에 능통한 지원자를 적극 채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매출 9조4467억 원… 롯데그룹 재계 5위로 키운 엔진

모스크바店 해외 진출 1호… 2010년 세계 10대 백화점 목표로

롯데쇼핑은 최근 일본 도쿄(東京)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소매업자 대회’에서 아시아 유통 전문지인 ‘리테일 아시아’가 발표한 한국 내 소매업체 1위로 선정됐다. 2005년 미국 스토어 매거진이 선정한 세계 백화점 순위 조사에서 국내 백화점으로는 유일하게 14위에 올랐다.

롯데백화점은 2010년 세계 10대 백화점에 진입하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갖고 있다.

“한국형 백화점 해외서도 승산”

현재 롯데쇼핑은 러시아, 중국, 베트남, 인도 등 해외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9월 개점한 롯데백화점 모스크바점은 국내 백화점의 첫 해외 점포다.

가격만 싸게 팔면 되는 할인점과 달리 백화점은 소비자 기호, 라이프스타일 등 미세한 부분까지 모두 고려해야 하는 사업이다. 그래서 아직까지 세계적인 점포망을 갖춘 백화점을 찾아보기 힘들다. 롯데의 도전에 국내 경쟁업체뿐만 아니라 해외 업체들도 주시하고 있다.

‘두드려 본 돌다리도 건너지 않는다’는 평을 들을 정도로 신중에 신중을 기하는 롯데가 국내 백화점 업계 최초로 해외 진출을 시도하는 것은 포화상태에 달한 국내 시장에서는 매출 규모를 더 키우기 힘들기 때문이다.

롯데쇼핑은 해외에서도 ‘한국형 백화점’ 모델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보고 있다.

백인수 롯데유통산업연구소 소장은 “백화점 부문 영업이익률이 12% 선을 웃돈다”며 “이는 할인점 선두주자 이마트의 영업이익률(약 7∼8%)은 물론, 웬만한 정보기술(IT) 기업보다 높은 수치”라고 말했다.

유통의 꽃 MD뜻은‘뭐든다 한다’?

롯데쇼핑은 제과업으로 시작한 롯데그룹을 재계 서열 5위(공기업 및 민영화된 공기업 제외)로 끌어올린 엔진이다. 현재 롯데그룹 전체 매출의 3분의 1을 롯데쇼핑이 차지한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9조4467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점포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이 수행원 1명만을 대동하고 직접 백화점이나 마트 매장 이곳저곳을 살피는 모습을 종종 목격한다. 창업주의 롯데쇼핑에 대한 애착을 그대로 보여 준다.

유통의 전 과정을 좌지우지하는 MD는 ‘유통의 꽃’이라고 불린다. 롯데쇼핑 입사 지원자 대부분이 MD를 꿈꾼다. 하지만 현장을 뛰는 MD들은 “MD는 ‘뭐든 다 한다’의 줄임말”이라고 우스갯소리를 한다. 경쟁업체에 대한 정보 수집 업무는 물론, 좋은 제품을 미리 확보하기 위해 출장과 야근을 밥 먹듯 해야 하는 고달픈 직업이기 때문이다.

입사첫해엔 무조건 현장관리자 경험

롯데백화점의 경우 상품 기획이나 본사 관리직이라고 해도 입사 첫해는 무조건 점포에서 관리자로 일해야 한다. 유통사관학교라 불리는 롯데만의 훈련과정이다. 상품기획에서부터 현장 관리까지 모든 업무를 경험한 이철우 롯데백화점 사장은 현장을 떠나서는 시장의 흐름을 읽을 수 없다는 소신을 갖고 있다. 롯데맨들은 후발 유통업체들의 주요 영입 대상이 되기도 한다.

롯데라는 사명(社名)은 신격호 회장이 독일 문호 괴테의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 나오는 구원의 여인 ‘샤르로테 부프’에서 따왔다. 만인에게 사랑받는 기업을 만들겠다는 의지에서다. 롯데쇼핑의 슬로건은 ‘언제나 고객과 함께(Always with you)’.

롯데쇼핑은 무엇보다 ‘유통업계 1위’라는 위상이 임직원에게 강한 자부심을 갖게 한다. 롯데백화점이 정기세일 기간을 먼저 정한 후 경쟁업체들이 이를 따라가는 것도 업계 불문율이다. 이철우 롯데백화점 사장은 롯데마트 사장 시절 업계 최초로 우수한 중소기업 제품을 유치하기 위해 중소기업 박람회를 열었다. 업계 1위 기업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신예지(26·여) 롯데백화점 남성매입팀 MD는 “유통업계 1위이기 때문에 주니어 사원들도 큰 프로젝트를 맡아 역량을 키울 수 있는 기회가 많은 일터”라고 말했다.

하지만 롯데쇼핑이 1위 기업이라는 강점을 이용해 협력업체에 우월적 지위를 남용하는 사례가 더러 있었던 점은 개선해야 할 사안으로 지적된다. 한 협력업체 관계자는 “협력업체 사이에서는 롯데쇼핑을 일컬어 ‘높다쇼핑’이라 비꼬기도 한다”며 “매번 협력업체와 상생하겠다고 말하지만 현장에서는 과거에 비해 큰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

송진흡 기자 jinhup@donga.com

▼ ■ Q&A / 면접 준비 어떻게 ▼

고객이 일주일 전 구입한 옷을

이유 없이 환불해 달라고 하면?

기업 전략 관련된 질문 많아

롯데백화점 임직원의 연봉(단위:원)직급평균 연봉평균 근속연수임원 1억2000만∼5억15년차 이상팀장(차장,부장급)7200만∼9500만11∼15년차 매니저(과장급)5700만∼7800만5∼10년차사원, 계장(사원, 대리급)3300만∼5200만1∼4년차 상여금 및 성과급 포함, 세전 기준, 매장 근무자 기준. 자료: 롯데쇼핑

본보는 취업사이트에 올라온 글을 토대로 취업준비생들이 롯데쇼핑에 대해 궁금해하는 점들을 골라 롯데쇼핑의 답변을 들었다.

Q. 지난해 롯데쇼핑 입사자 수는….

A. 백화점과 할인점을 합쳐 220여 명이 입사했다.

Q. 면접은 어떻게 진행되나.

A. 팀장, 매니저가 진행하는 1차 면접과 임원이 심사하는 2차 면접으로 나뉜다. 고객 서비스나 기업 전략과 관련된 질문이 많은 편이다. 예를 들어 ‘고객이 일주일 전 구입한 옷을 이유 없이 환불해 달라고 한다면?’, ‘주5일 근무제를 마케팅에 활용할 방법은?’ 같은 질문이 나온다.

Q. 채용 시 백화점, 마트, 슈퍼 등 각각의 사업부문으로 미리 나눠서 뽑나.

A. 그룹 공채 시 지원자가 원하는 사업부문을 선택하게 되며 사업부문별로 따로 채용절차를 진행한다.

Q. 백화점 인턴사원에 대해 소개해 달라.

A. 4년제 대학 졸업예정자를 대상으로 여름(7, 8월)과 겨울(1, 2월)에 연간 100명 정도 인턴사원을 뽑는다. 인턴사원은 8주간 본사와 매장을 돌며 실제 업무를 체험한다. 이 가운데 우수한 평가를 받은 사람은 정규직원으로 채용할 예정이다.

Q. 본사와 매장 근무자의 비율은….

A. 백화점은 4 대 6, 마트는 5 대 5 정도로 근무한다.

Q. 점장이 되고 싶은데….

A. 점장은 한 점포의 마케팅, 영업, 서비스, 매출 등을 책임지는 사람이다. 학력에 상관없이 실력만으로 점장까지 승진할 수 있다. 롯데쇼핑은 전 직원을 점장으로 키운다는 목표로 유통전문가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전 직원이 직무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본사와 매장의 순환 근무를 원칙으로 한다.

Q. 백화점 상품기획자(MD)가 되려면….

A. 해당 상품 관련 전공자에게 유리하다. 예를 들어 의류 MD가 되려면 의류학을 전공하는 게 좋다.

Q. 롯데시네마에 입사하려면….

A. 그룹공채 시에 정기 채용을 하고 슈퍼바이저(영화관 현장 관리자)는 수시로 채용한다. 전문대졸 이상의 학력에 고객 서비스 정신이 좋은 현장 경험자를 우대한다.

신성미 기자 savor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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