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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금 깊은 울림, 세계를 울린다…황병기 창작앨범 英美 동시발매

입력 | 2007-09-05 03:00:00


가야금 명인 황병기(71·국립국악관현악단 예술감독·사진) 씨의 다섯 번째 창작앨범 ‘달하 노피곰’이 1일 세계적인 월드뮤직 전문 음반사 ‘아크 뮤직(ARC MUSIC)’을 통해 영국과 미국에서 동시 발매됐다.

‘달하 노피곰’은 13년 만에 내놓은 황 씨의 독주집. 국내에서는 6월에 발매된 바 있다. 이 음반에는 ‘하마단’ ‘시계탑’ ‘낙도음’ ‘고향의 집’ 등 가야금, 거문고 독주곡과 성악곡 등이 수록돼 있다.

‘아크 뮤직’은 300타이틀이 넘는 전 세계 월드뮤직 카탈로그를 자랑하는 세계적인 월드뮤직 전문 음반사. 영국과 미국에서 동시 발매된 음반에는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스페인어의 4개 국어로 제작된 곡 해설이 함께 수록돼 있다. 이 음반은 유럽 전역에 유통될 예정이어서 대중음악 일변도에만 그치고 있는 우리의 문화 수출에 또 다른 활력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아크 뮤직’의 아트 디렉터인 디즈 헬러 씨는 “교회 음악과 클래식 기타를 연구해 온 내게 한국 음악은 결코 접근하기 쉽지 않았는데, 이 음반은 복음과 같았다”며 “조용하고 관조적인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으며 순수함과 투명함은 존경스러울 정도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제 황병기의 음악은 내가 집이나 사무실 심지어 여행할 때도 즐겨 듣는 음악이 됐다”고 덧붙였다.

황 씨는 “재작년에 벨기에 출신 바이올리니스트 겸 작곡가가 ‘당신의 가야금 연주에서 바흐의 파르티타를 들을 때의 감동을 받았다’고 말한 적이 있다”며 “외국의 클래식 팬들도 한국의 전통 가야금 연주를 무척 좋아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외국의 음반 매장에 가 보면 ‘월드 뮤직’ 코너에 아프리카는 물론 방글라데시, 아프가니스탄의 음악까지 각 나라의 음악이 다 있는데 유독 한국의 전통음악 음반은 찾을 수가 없다”며 “해외에서는 서양식으로 가미된 퓨전음악보다 우리의 전통음악 그 자체에 더 높은 가치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