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적 요소, 즉 감동은 반드시 존재해야 한다. 그것이 없으면 예술 작품이란 단순한 속임수에 불과하다. 내적 요소는 예술 작품의 형태를 결정한다.’(칸딘스키)
예술가는 감각적으로 자기 영혼의 감동을 표현해 사람의 영혼에 호소하도록 하는 외적 요소를 찾아내야 한다. 음악에서 음률이 어떤 현실의 소리를 재현하고 있지 않더라도 듣는 사람의 영혼에 호소할 수 있듯이, 색채나 형태도 그 자체만으로 보는 사람에게 호소한다. 여기서 추상예술이 성립의 이론적 근거를 얻게 된다.
자신의 흔적과 상처, 그리고 사연을 그대로 드러내며 사실보다도 더 깊은 감동을 선사하는 작가가 있다. 형태 모으기, 흔적, 흡수 등 처절하면서도 치열한 주제를 모티브로 정하면서도 무덤덤하고 소박하게 표현해 낸다는 평을 받고 있는 박상남 화백.
박 화백이 6일부터 26일까지 서울 사간동 ‘갤러리 126-1’에서 개인전을 갖는다.
그는 그림을 그리는 이유에 대해 “화가이기 이전에 인간의 상처를 감출 수 없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그의 작품은 순수한 직관으로 사물을 관찰하고 현실에서 만족할 수 없는 감정에 형상과 생명을 부여한다. 거리의 무수한 자국, 흔적들 사이를 오고 가며 도시의 얼굴들, 패어져 있는 도로의 빗물 등에까지 그 감정들을 나누어 준다. 박상남은 거리의 상처가 감동을 주고, 아름다움을 선사할 수 있는 것은 뜨거운 상처 때문이란다. 즉 그에게 있어 모든 사물은 그저 무의미한 질료 이상의 유의미한 계기들과 미처 형상화를 얻지 못한 무형의 계기들을 포함하고 있는 시간의 지층인 것이다. 그에게 있어 작품작업은 그것을 통해 사물에 깃들여진 사람들의 마음, 그리고 사연과 상처를 읽어내고 작가 자신의 치열한 반성적 물음을 끊임없이 던지는 자아성찰의 결과다.
이번에 전시될 작품에서는 선(線, Line)에 대한 고찰을 더한다. 수천 개의 선으로 이루어진 작품들은 은은하면서도 찬란한 황금빛을 발한다. 선이 전하는 직설적이면서도 비유적인 면과 선이 만들어내는 빛과 어둠을 소박하면서도 진지하게 표현해냈다. 작품자체가 주는 진정한 감동을 안겨줄 이번 전시는 리얼리즘이 전달하기 어려운 특별한 재미와 깊은 울림을 전달한다. (문의 ☎02-733-2798)
작가 소개
박상남
약력
1961 - 서울생
1989 - 한성대 서양화과 졸업
1989~99 - 도불
1990~91 - 다종 국립미술학교수료
1993 - 베르사이유 미술학교 졸업(D.F.A.P)
개인전
2007 - 아트 서울전, 예술의 전당/한가람 미술관 (서울),
2005 - 갤러리 GASAN 초대전 (서울)
2004 - 갤러리 Yee Mock 초대전 (서울),
2002 - 롯대 아트 갤러리 초대전 (일산)
2002 - 갤러리 열린 초대전 (부산),
2002 - 갤러리 Yee Mock 초대전 (서울)
2000 - 갤러리 Yee Mock 초대전 (서울),
1999 - 갤러리 Zenovia 초대전 (바르샤바 폴랜드)
1998 - 갤러리 CHOI 초대전 (서울),
1994 - 갤러리 Tenri 초대전 (파리)
조창현 동아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