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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북드’ 뜰까? 사극 ‘사육신’ 내달 8일 KBS2 방영

입력 | 2007-07-18 19:31:00


북드(북한드라마)가 뜰까?

북한 제작 24부작 드라마 '사육신'(극본 박인서 김일중·연출 장영복)이 8월 8일부터 KBS2에서 매주 수,목요일 방영된다. 단종 복위를 꾀하다 죽음을 맞은 사육신 중 성삼문(成三問·1418~1456)을 주인공으로 다룬 이 드라마는 북한 조선중앙텔레비전이 2005년 7월부터 올해 3월까지 사전 제작했다. 편당 8700만원의 제작비와 방송장비 등 제작전반에 필요한 인프라는 KBS가 맡았다. 방송가에서는 남북 방송 교류라는 의의를 강조하지만 시청자들은 콘텐츠 자체에 더 관심이 크다.

●북한 제작 '사육신'

북한은 TV드라마를 '텔레비죤극'이라고 부른다. 주로 현대물이나 일제 강점기, 해방 등 근대를 다룬 드라마가 많고 조선, 고려시대를 다룬 사극은 드문 편이다. 사회주의 영향으로 사극도 왕조사보다는 민중사를 다룬다. '사육신'은 북한영화 '임꺽정'의 감독 장영복 조선예술영화촬영소 연출가가 연출을 맡아 평양시, 개성지구, 묘향산, 정방산성, 나진선봉지구 등 북한 전역과 내몽골 자치구 등지에서 촬영됐다. 성삼문 역은 북한 최고의 미남 배우라는 박성욱(35)이, 성삼문과의 애틋한 사랑을 그릴 가상인물 정소연 역에는 김련화(34)가 출연한다. 극중 김종서의 수양딸 솔매 역은 국내 휴대폰 CF로 유명해진 북한 무용수 조명애(26)가 맡는 등 북한 배우 170여명이 출연했다. 사육신이 형장으로 끌려가는 장면, 이징옥의 난 장면은 1만여명이 동원되는 등 스케일도 큰 편이다.

●시청자들에게 통할까?

남한 시청자들의 눈높이도 상당부분 의식했다. 초고 제작에 남한작가들이 참여했으며 제작 중간 시사회를 통해 전쟁장면 등 대규모 액션을 보강하고, 멜로라인도 강화했다. 배우가 아닌 무용수 조명애가 캐스팅된 점도 남한 시청자를 고려한 부분. 그럼에도 남한 사극과 상당부분 차이를 보여 어느 정도 호응을 얻을지는 미지수다.

남한 사극은 대사가 빠르고 인물의 성격, 갈등을 극대화하기 위해 얼굴을 크로즈 업하는 반면, 북한 사극은 대사가 느리며 목소리의 높낮이가 커 마치 60~70년대 한국 영화같다. 배우의 상체를 중심으로 촬영해 화면이 밋밋해 보일 수 있다. 성삼문 역을 맡은 박성욱도 남한 취향의 꽃미남이라기 보다 원로배우 신영균 씨처럼 선이 굵고 투박한 스타일이다. 정소연 역의 김련화 역시 통통한 고전미인. 과거에도 북한 SF영화 '불가사리', '림꺽정' 등이 소개됐지만 남북 간 기호의 차이로 호응을 얻지 못했다.

KBS 나상엽 드라마기획부장은 "남한 방영시 문제가 될 부분은 없다"며 "북한 드라마라는 호기심, 평양예술대학 배우학과 출신들의 풍부한 연기 등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041015|김윤종기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