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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눈에 쏘옥]‘인센티브’ 기대와는 반대로 작용할 수도

입력 | 2007-06-13 03:01:00


미국 시카고 교육 당국은 학교가 학생들의 시험 성적에 일정 부분 책임지는 제도를 1996년 공립학교에 도입했다. 학생들의 성적이 나쁘면 교사는 승진이나 연봉 인상에서 불이익을 받고, 학교는 정부 보조금 감축을 감수해야 했다.

정책 입안자들은 새 제도가 학교와 교사들을 독려해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가 높아지기를 희망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생겼다. 불이익을 받지 않기 위해 부정행위를 통해 학생들의 점수를 높이는 교사들이 나타난 것이다.

시카고대 스티븐 레빗 교수는 1993∼2000년 학생 3만 명이 제출한 70만 장의 답안지를 분석해 교사가 답안지를 조작한 패턴을 발견했다. 그리고 약 5%의 학급에서 교사에 의한 부정행위가 있었다고 결론지었다.

시카고 교육 당국은 부정행위가 확실한 교사 12명을 해고했다.

레빗 교수와 스티븐 더브너 씨는 저서 ‘괴짜경제학’(사진)에서 경제학자의 시선으로 사회현상의 이면을 밝혀낸다. 이들은 ‘인센티브’로 많은 사회현상을 설명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인센티브는 사람들에게 좋은 일을 많이 하고 나쁜 일을 적게 하도록 하는 수단이다. 금연을 촉진하기 위해 담뱃값을 올리는 것은 경제적 인센티브, 금연 구역을 확대하는 것은 사회적 인센티브, 담배 밀수로 범죄자들이 돈을 번다고 설득하는 것은 도덕적 인센티브로 작용한다.

하지만 인센티브가 항상 원하는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니다. 위의 예에서 학생들의 성취도를 연봉에 반영한다는 인센티브는 일부 교사를 부정의 유혹에 빠지게 했다.

인센티브의 강력함은 스포츠 세계에서도 적용된다. 프로 선수들은 철저하게 성적에 따라 대우를 받기 때문에 승부를 조작하고 싶은 유혹에 쉽게 흔들린다.

레빗 교수는 1989∼2000년에 열린 3만2000건의 스모 경기 결과를 분석해 승부를 조작한 정황을 포착했다. 결과에 따라 승급 여부가 판정되는 중요한 경기에서 스모 선수들끼리 ‘이번에 내가 봐주면 다음에 상대가 져 준다’는 일종의 보상 약속이 오간다는 것이다.

인센티브는 사람들의 태도를 바꾸는 지렛대이며 의사결정과 행동을 이해하는 열쇠다.

주변 사람이 이해할 수 없는 일을 저지를 때, 그의 처지에서 인센티브를 생각해 보라. 원하는 방향으로 유도하기 위해 인센티브를 바꾸면 상황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